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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1980

편집인 칼럼

내가 대외협력이사 시절이었던 재작년. 김세영 전 협회장님을 모시고 아프리카 말라위에 다녀온 적이 있다. 치협의 해외사회공헌사업 일환으로 말라위 구물리라지역 거점병원에 앰뷸런스 기증과 운영지원을 위해 다녀온 출장이었는데,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지만 척박한 이 대륙에서 이들이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실과 이 땅에서 생존할 수 있는 이들만의 힘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출국준비는 여느 출국준비와 다를 바 없었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출국하기 2주 전에 반드시 말라리아와 황열 등 아프리카 풍토병에 대해 예방접종을 꼭 해야만 했다. 그 이유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있는 면역이 이국인들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환경. 그것도 사회적인 환경이 아닌 생물학적인 환경이 역사를 지배한 단면을 예방접종과 미생물로 해석해 보고자 한다.

지구가 태어날 때부터 같이 존재했다고 알려진 미생물이 38억년을 살아왔지만, 인류가 진지하게 미생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여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망원경이 400여년전 발명되었던 것에 비해 현미경은 훨씬 후인 140년 전 발명된 것으로 인류에게 미시적인 사건들에 대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도록 해 주었다. 실제로 자연재해로 인한 인간의 고통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미생물의 영향력은 대단한 역사적 경험을 우리에게 들려주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살아 움직이는 미시적인 생명체에 대해 소홀히 한 까닭에 인류는 엄청난 대가를 치루어야 했고, 이로 인해 역사의 주인은 여러 번 뒤바뀌기도 하였다.

페스트균을 가진 쥐가 무역선을 타고 유럽에 들어오면서 유럽 전체 인구의 1/3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
라틴아메리카 원주민이었던 인디오들이 건설해 번성했던 태양의 나라 아스텍제국과 잉카제국을 사라지게 한 두창(천연두).
유럽에 노예로서 강제로 끌려간 아프리카 사람을 따라 유입된 모기의 플라비바이러스가 백인을 죽이면서 노예에게 자유의 싸움을 이끌었던 황열.

면역의 유무가 생명을 좌우하는 미생물의 기전을 알아내어 치료하고 예방백신이 개발되기까지 인류가 치루었던 대가는 혹독하기 그지 없었다.

치과계는 사무장병원바이러스로 인해 크나 큰 홍역을 치루었지만, 아직 치료법이나 예방백신이 개발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원인균은 이미 밝혀져 있고 의료법개정이라는 현미경도 이미 개발이 되어 있으니만큼 사무장병원 바이러스가 퇴치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음이 여러군데서 들려오고 있다. 정부의 척결의지도 대단하고 회원들과 국민들의 열망도 예전에 비해 많이 무르익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바이러스의 변종이다. 변종 바이러스에는 또 다른 치료법과 면역체계가 요구되는데 사무장병원바이러스에만 집중하는 사이에 변종바이러스인 아류사무장병원과 생협치과가 창궐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의료영리화바이러스가 치과계를 엄습하고 있다.

숙주를 죽여야만 살아갈 수 있는 바이러스는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우리를 회유하고 협박하고 강제하면서 우리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는데, 우리는 병원균이 생각보다 세지 않고 학습된 ‘사무장병원바이러스 면역’이 있다고 애써 자위를 하고 있지 않은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해로운 바이러스를 없애려면 우리도 죽기살기로 싸워야 한다.

1980년 ‘WHO의 천연두 완전퇴치선언’처럼 ‘사무장병원 및 의료영리화 완전퇴치선언’의 날이 29대 최남섭 집행부에서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최치원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