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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테안경과 마스크를 쓴 치과의사

편집인 칼럼

치과시술은 환자로부터 선택을 받은 치과의사만이 할 수 있다.
선택 받은 치과의사가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인데, 마스크를 착용하는 순간부터 우리들의 입은 쉴새 없이 말을 해댄다.
힐링의 언어는 마스크를 뚫고 환자의 귀에 실려가지만, 부정의 언어는 마스크에 부딪혀 치과의사들의 몸과 마음에 스며들곤 한다.

1위 의사, 2위 치과의사, 3위 금융업종사자, 4위 변호사, 5위 경찰관, 6위 부동산업자,7위 전기기사, 8위 농업종사자, 9위 약사, 10위 과학자….

이것은 또 무슨 순위인가?
고소득전문직 순위나 배우자 인기순위가 아니다.
2014년 미국의 순위사이트인 ‘더 리치스트 닷컴’에서 소개한 자살을 많이 하는 직업군 Top10의 서열인데 의사는 평균자살률의 1.87배로 1위, 치과의사는 평균자살률의 1.67배로 2위에 랭크되면서 79위로 추락한 치과의사 직업유망지수와는 희비의 쌍곡선 순위를 보여주고 있다.
의사와 치과의사들의 사망률이 일반인들에 비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자살률이 6.64배가 높고 여자치과의사들의 자살충동률이 높다는 미국 국민보건통계국(1990년)의 발표와 Baylor치과대학의 Roger E. Alexander, D.D.S.의 ADA journal 기고문을 보더라도 20년간 치과의사와 의사 자살률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잇단 자살의 배경에는 ‘사(士, 事, 師)자 불패’라는 의사들만의 자긍심과 현실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큰 몫을 하고 있으며, 소득 상위 10%의 의사들이 하위 10%의 의사들에 비해 무려 7.6배나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조사결과 또한 상대적 박탈감이 되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송곳 꽂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라는 우스개 소리가 허언이 아니듯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급변하고 있는 개원가는 시름하고 있고 치과의사들의 감정노동의 골은 깊기만 하다.

2005년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치과의사 56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발병정도를 연구한 결과 10%가량이 기분부전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기분부전증(Dysthymia)이란 식욕저하 및 일상에서의 활력저하, 자포자기, 과도한 화증, 사회적 위축감, 자살충동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 정신질환으로 일반적인 우울증에 비해 경미하지만 2년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인데 이런 것들이 쌓여 한 번에 분출되게 되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캐나다 몬트리올 치과대학에서는 지난 1998년부터 치과의사들의 우울증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 중이며, 이와 관련한 심리학 과목도 개설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기사를 통해 접했는데 우리나라의 임상기술 대비 치과의사 감정과 건강에 대한 배려는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는 것이 현실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5년 치의신보에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치과의사만의 보건통계, 건강관리, 심리와 윤리교육, 힐링에 대해 알찬 구성을 해 볼 계획이다.

오늘도 금테 안경에 마스크를 질끈 동여 매고 진료실에 들어가는 치과의사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최치원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