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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이해해주는 것

시론

요사이 신문들을 보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힘을 발휘하다가 문제가 된 사건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누구든지 힘이 생기면 그것을 쓰고 싶은 욕구가 올라옵니다.
힘이 있으면서 적절하게 조절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인간 삶의 자체가 욕구를 발사하는 것이기에 여건이 허락되는 범위 내에서 가지고 있는 힘을 사용합니다.

가정에서도 부모가 자식에게, 경제권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힘을 사용합니다.

직장에서도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본인의 생각대로 해주길 원합니다.
사회적으로도 권력이나 재력이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힘을 휘두르고 싶어 합니다.
힘이 있으면 본인의 잠재적인 욕구를 발휘하기가 쉬워집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것이 힘의 발산이 아니라 옳기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의 위치에서만 보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힘이 있으면 그 생각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자식으로 살았어도 부모가 되면 자식을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직원으로 살다가 사장이 되면 직원의 입장이 되기 어렵습니다. 피지배자였던 사람이 지배자가 되면 피지배자의 심정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위치가 변한 것입니다.
위치가 변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위치에 종속됩니다. 그 위치에 종속되기 때문에 그 위치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하기에 본인이 항상 옳아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알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옆에서 힘을 제어하려 하거나 비난하면 억울한 마음이 들기 쉬워 화를 내게 되고 다툼과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자기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기다리는 것은 갈등과 고통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이 없을 때는 억누르고 참습니다. 그러나 힘이 생기면 억누르지 않고 발산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어느 장소를 막론하고 참거나 발산하는 형태로 살아가게 됩니다.
사람들이 내 말을 잘 듣는 것은 이해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여건으로 인해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사람 역시 내 위치에서 본 것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진정한 이해는 내 위치에서 벗어나야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내 위치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내 의견이 맞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이 존재하는 한 노사관계는 항상 불안정합니다.
노측과 사측에서 보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원만히 타결됐다고는 하나 노측은 노측대로 사측은 사측대로 참고 양보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 때 읽었던 인도의 네루 수상 얘기가 생각납니다.
어느 날 네루 수상의 집에서 일하던 하인이 며칠 동안 말도 없이 사라졌다가 나타나자 네루 수상이 화가 나서 나가라고 외쳤습니다.

상대방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그 하인은 갑자기 딸이 죽어서 미처 연락도 못하고 장례식을 치르고 왔다고 대답했습니다. 네루 수상은 자신의 경솔함을 탓했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이 이해가 됐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상대방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각자가 다른 위치에 서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를 벗어나 이해한 만큼 갈등의 폭은 줄어들 것입니다.
서로를 이해해 주는 것은 부단히 연습하고 또 노력하지 않으면 쉽게 얻어지지가 않습니다.
노력한 만큼 다가오고 다가온 만큼 행복해 지는 것이니 가정에서나 직장에서의 행복은 나를 벗어나는 것임을 기억해 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태관 한솔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