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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닥터’ 치과계 이미지 훼손 우려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 불구 병원 마케팅·홍보 여전
생방송 도중 환자 항의도…검증 시스템 도입 필요

다양한 의료직군 중 의료인의 TV 건강 프로그램 신뢰도가 가장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가운데 일선 개원가에서는 치과상담 방송에 출연한 치과의사가 생방송 도중 본인의 치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로부터 직접 항의를 받는 웃지 못할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과거 건강프로그램이 건강정보 제공에 주안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각 방송국에서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오락 요소까지 가미해 입담 좋은 ‘쇼닥터’ 섭외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일부 의료인 출연자의 경우 과도한 병원 마케팅 및 검증되지 않은 술식까지 드러내 놓고 홍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담방송 프로그램 출연자들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자체 자정작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의료인 건강프로그램 “신뢰 못한다”

TV 건강 프로그램 인식도 조사 관련 논문 등에서도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중 의료계 종사자 3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의료계 종사자들의 TV건강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과 평가에 관한 연구’(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언론출판과· 장영희 저) 논문에서의 부정적인 시각이 눈에 띄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의료계 종사자들 가운데 70여명의 의료인들은 건강 프로그램의 신뢰성, 유용성, 정확성 등의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돈 내고 출연하는 광고성 의사들을 섭외해서 기획 의도대로만 제작한다”, “병원 홍보목적으로 출연하는 의사들이 많다”, “검증되지 않은 의학정보나 실체가 없는 민간요법이 여과 없이 방송되고 있다” 등이 꼽혀 상업성에 대한 우려와 부정확하는 왜곡된 건강정보의 전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의료인을 제외한 간호사, 의료기사 등 의료계 종사자들도 건강 프로그램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개인 의견이나 지식이 절대적인 듯 표현되면서 일반인에게 위험하게 전달된다”, “너무 오락 위주로 병원 광고라는 느낌을 받는다”, “과장된 표현이 의료지식이 없는 일반인에게 건강 염려증을 유발한다” 등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 생방송 중 항의 전화 “치과계 신뢰 치명타” 

이른바 ‘쇼닥터’ 문제는 일선 지부에 일반의안으로 상정될 만큼,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3월 모 지부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치과 진료 상담방송 프로그램 출연자 검증 시스템 마련의 건’이 안건으로 상정돼, 총회를 통과했다.

안건을 상정한 모 구회 개원의는 “최근 모 치과의사가 라디오에 출연해 치과상담을 하던 도중 해당 치과 진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직접 생방송으로 항의하는 민망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해당 치과의사 뿐 아니라 치과계 전체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모 개원의는 “물론 1차적 책임은 일부 의료인들이겠지만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의료인인 것을 알면서도 참가비용을 받고 계속 출연 시키는 방송국 등 언론도 쇼닥터 문제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치협도 지난 2015년 정기이사회를 통해 ‘치협 치과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을 토의 안건으로 논의하고 통과 시켰다.

통과된 가이드라인 기본 원칙으로는 크게 ▲치과의사는 치의학적 지식과 정보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치과의사는 시청자를 현혹시킬 수 있는 어떠한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치과의사는 방송을 치과의사 본인, 본인이 운영하거나 소속된 의료기관 또는 특정 상품에 대한 광고 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 ▲치과의사는 방송 출연의 대가로 금품 등 경제적 이익을 주고 받아서는 안된다 ▲치과의사는 의료인으로서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등으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