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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합과 치과의사

스펙트럼

신체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진 자율신경계가 있습니다. 우리가 애쓰지 않더라도 신체는 이 자율신경계를 통해서 체온, 혈압, 소화, 면역, 감정 등 인체의 핵심적인 기능들을 알아서 조절합니다.

병이란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져서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라고 정의해 볼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으면 부교감신경이 출동해서 교감신경이 만든 팽팽한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부교감신경이 오랜동안 몸을 지배하면 교감신경이 작동을 강화해서 다시 몸을 균형점으로 되돌려야 하는데 이런 균형시스템이 깨진 상태를 병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직장에 출근해서 일에 열심히 집중할 때는 일종의 긴장상태로서 교감신경이 우위에 서게 되고 부교감신경은 억눌린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저녁에 편안한 집으로 돌아오면 신체는 부교감신경이 주도권을 잡고 교감신경의 작용은 줄어든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부교감신경은 몸을 이완시킴으로써 낮 동안 혹사되면서 고갈되었던 몸의 에너지를 회복하도록 돕습니다.

적을 만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은 교감신경을 통해서 피부나 소화기, 면역계로 가는 혈관들을 수축시키고 근육으로 피를 몰리게 합니다. 일단 급한 곳으로 혈액과 에너지를 집중해서 사용하도록 몸의 계엄령이 선포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싸움이 끝나거나 스트레스 상황이 해소되면 몸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서 피부와 소화기등 당장 급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기관들로 혈액과 에너지를 재공급하여 균형잡힌 건강을 유지합니다.

늘 지나치게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은 끊임없이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셈입니다. 가끔 여행도 가고 맛난 음식점도 찾아다니며 음악 등을 통해서 부교감신경의 기능을 되찾아야 병의 걱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음식도 인스턴트 위주로만 먹으면 교감신경이 항진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자연식이나 채식이 섞인 식단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질병예방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nutrition) 그 자체가 자율신경계를 통해서 우리의 건강에 중차대한 역할을 미치게 될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교합이 좋지 않아서 교합간섭이 계속되면 상하악 주변의 근육들이 항상 긴장하니 교감신경 우위의 상태가 지속됩니다. 이런 상태가 진전되면 목과 어깨 나아가 몸 전체가 만성 긴장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에너지가 고갈되고 마음까지도 병들게 됩니다. 면역력으로 갈 에너지가 부족해서 환자는 잦은 병치레에 시달리고 잇몸도 금방 나빠집니다. 이 때 치과의사가 좋은 교합을 회복시킴으로써 부교감신경이 다시 주도권을 쥐고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환자는 건강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만성피로에 시달리던 사람이 활력이 넘치게 되고, 면역력이 회복되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넓은 마음까지 얻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임플란트나 교정을 통해서 이상적인 교합을 회복한 환자들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빨리 더 광범위하게 전신적인 건강이 회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교합은 자율신경계를 통해서 저작, 연하, 발음이라는 3대 기능을 넘어 좀 더 광범위하게 신체전반과 소통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치과의사는 교합을 통해서 자율신경계의 안정을 도모하는 신경과 의사이자 면역력을 높여주는 내과의사이자 마음을 안정시키는 정신과 의사이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도 그러한 클리닉을 꿈꾸면서 병원 문을 엽니다. 사랑하는 동료 치과의사 여러분 파이팅!!

옥용주 내이처럼치과의원 원장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