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오랜만에 들려오는 반가운 목소리, 그 주인공은 예전 직원이었다. 항상 그렇듯이 이런 저런 안부를 묻는다. 남편, 애들, 특히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 김태희 학교생활, 부모님 얘기와 酒님을 모시는 생활까지… 이야기는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새로운 소식을 전해줬다. “원장님! 저 얼마 전에 취직했어요.” “정말? 잘했네. 좋은 재능을 썩히고 있는 것은 아깝지.” 취업배경과 상황을 이어서 얘기하다가 잠시 말이 끊기는가 싶더니… 이 친구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린다. “원장님….” 야가 뭔 얘기를 하려고 갑자기 분위기를 잡는다냐. 이런 애가 아닌데… 여러 생각이 스친다. 셋째 생긴 것을 말하려는 데 무안해서 그러나, 아니면 전주로 귀향한다는 얘긴가… 혹시나 안 좋은 얘기는 아니겠지. “정말 감사드려요.” 목소리에 약간의 긴장과 떨림이 전해온다. 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어색하다. “새로운 곳에 취직하면서 꼭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약간 당황) 그래, 고맙네~” “나이가 들어 일하려니 힘들어요. 체력이 달려요. 호호~” 금세 목소리가 밝아진다. 예전에 내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던 순댕이가 아니다. 흐흐~ ‘그래 이제
지난주 책 선물을 받았다. 묵직하다. 이걸로 사람을 때리면 흉기가 될 것 같다. 총 340페이지, 다 읽어볼 엄두가 안나 슬쩍 넘겨가며 봤는데, 대하소설 같다. 그런데 웬일인지 책에서 땀 냄새가 난다. 그동안의 수고에 백만스물두번의 박수를 보낸다. ======================================== 2002년 가을 어느 날, 송천동 예비군 훈련장에 있었다. 국가의 부름을 다시 받아 예비군소집에 처음으로 응한 것이다. 4일 비동원 훈련이다. 선배들이 팁을 알려줬다. “가기 전날부터 그 기간 동안 웬만하면 밤에 잠을 자지 마라. 낮에 잠이 안 오면 너무 힘드니까” 거기서는 잠깐 뭐 하는 것처럼 하다가 (조금 지나면) 이제부터 쉬는 시간이라며 쉬라고 하였다. “금방 쉬고 있었는데, 뭘 또 쉬라는 거야?” 그 흐름은 4일 동안 반복되었다. 같이 훈련받는 친구(이성오. 진안치과 원장)가 옆에 있을 때는 나름 지루하지 않게 보냈지만, 떨어져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틀까지는 그래도 참을 만 했는데, 3일이 넘어가니까 너무너무 힘들었다. 나는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지랄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그런 것이다. 지금처럼 핸드폰이 있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