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투어를 다녀와서
7월의 지중해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으며 태양빛은 강렬했으나 습기가 없어 무덥지 않았고 그늘에서 태양빛만 피하면 선선하였다. 로마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해 한참을 달려 2천년 전 베수비오 산의 화산 폭발로 땅 밑으로 사라진 비운의 도시 폼페이를 관람 후, 버스는 어느덧 쏘렌토에 다다르고 있었다. 쏘렌토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매혹적인 노래로 뱃사람들을 홀려 바다에 빠져 죽게 했다는 인어 아가씨 세이렌의 유혹으로 유명한 바다 도시이다. 멀리서 보는 쏘렌토는 생각보다 훨씬 아담한 마을이었다. 에메랄드 빛의 지중해 바다와 절벽 위에 펼쳐진 평지에 파스텔 톤의 낮은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몰려있는 마을을 보니, 세이렌이 아니더라도 배를 타고 바다를 나가고 싶은 충동이 생길 것 같았다. 쏘렌토에서 포지타노로 가는 도로는 가파른 산등성이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안도로로 모퉁이마다 마주 오는 차가 어느 한쪽이 서거나 속도를 줄여야 할 만큼 매우 좁다. 게다가 길 아래로는 바다로 솟구친 까마득한 절벽으로 버스가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버스 안에서는 연신 두 가지 소리가 뒤섞여 나왔는데 곡예운전에 따른 긴장 어린 신음소리와 순간 순간 펼쳐지는 해안
- 박언정 부산대 치과병원 치주과 전공의
- 2017-07-25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