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품격
한참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 빠져있던 때가 있었다. 이름처럼 우아한 여자 우아진(배우 김희선 분)과 그녀처럼 되고자 안간힘을 쓰는 간병인 박복자(배우 김선아 분), 두 여성의 이야기. 아름답고 능력 있으며, 스스로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래서 늘 여유있게 상대를 대하는 우아진은 여자가 봐도 멋있는, 그야말로 ‘품위있는 여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처럼’이라며 우아진을 삶의 목표로 삼고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박복자가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했다. 누구나 ‘우아진’이고자 하지만, 누구나 그녀처럼 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 삶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재력과 학력과 능력의 삼박자를 고루 갖춰야만 하기 때문이다. 아니, 그렇게 갖춰야만 품위가 있는 것이라고 나는 믿어왔다. 이 드라마를 대하면서 나는 품위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사람이 갖춰야 하는 위엄과 기품, 그리고 고상함이란 대체 무엇일까? 박복자가 그러했듯 내가 모델로 삼을 수 있는 품위란 대체 어떤 것일까. 나는 내 주변에 품위있는 여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 아니 나조차 품위와는 거리가 멀다 생각했다. 적어도 마티스와 칸딘스키를 논할 수 있고, 옷차림이 그럴싸하며,
- 이주선 ㈜아이오바이오 실장
- 2017-09-19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