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이 지면
봄꽃 중에 목련을 가장 좋아한다. 목련 중에서도 새하얀 백목련이 좋다. 매끈한 목련의 꽃잎이 치과의사들의 흰 가운을 연상시켜서만은 아니다.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을 이겨내고 꽃망울을 터뜨려 고귀함을 자랑하는 목련은 마치 힘겨운 학생 시절을 이겨내고 세상에 나온 새내기 의사들을 많이 닮았다. 카빙, 넘버링, 토마스 실습(모형 마네킹 이름), 임상 실습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생 시절 겪은 일들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국가고시 준비였다. 혹독한 추위를 이겨낸 인내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목련이 더 아름답게 보이듯, 쉽지 않았던 4년의 여정을 마친 후 받은 치과의사 면허는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막상 ‘원내생’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새내기 치과의사’가 되니, 내가 준비가 제대로 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눈이 녹지 않아도 봄을 맞이하는 목련처럼, 아직 준비가 덜 되었는데 세상에 툭 튀어나온 기분이다. 치과대학 입학 당시에는 4년이 지나면 존경하는 선배님들처럼 멋진 치과의사가 되어 있으리라 꿈꾸었다. 일단 졸업만 한다면 정말 멋진 치과의사가 되어 크라운 프렙도 완벽하게 하고 진단도 척척 하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졸업 후 면허를 받은 내 모습은
- 이찬주 크리스탈치과의원 치과의사
- 2017-03-21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