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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 동무 씨동무

Relay Essay 제2211번째

동무동무 씨동무
이야깃길로 가아자
옛날 옛날 옛적에
간날 간날 간적에
아기자기 재미나는
이야깃길로 가아자

박목월 시인의 이야깃길 이라는 동시다. 어릴 때 많이 불렀던 기억이 난다.

언제부터인가 이 ‘동무’란 말이 남한에서는 사라졌다. 아마 해방 후 북한에서 김일성이 집권하면서 영어의 comrade란 말을 순우리말로 동무라 하면서 쓰니까 공산당 말로 인식되어 남한에서는 안쓰지 않았나 생각된다. 공산주의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뜻에서 동무란 말을 쓰는 것 같은데 실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북한이 그 예이다.

그 대신 현재 남한에서는 한자어인 친구, 순우리말인 벗 등이 많이 쓰여진다. 그러나 순우리말인 동무란 말은 해방전 까지는 우리 사회에서 많이 쓰여왔다. 가곡 동무생각, 고향생각, 가고파 등에서도 동무라는 단어가 나온다. 그리고 5·16후 내가 어릴 땐 동무란 말을 쓰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간첩이라고 순경이 잡아가는 줄 알았다. 동무가 곧 공산당으로 인식되는 시절이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가면서 서서히 순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여러 순우리말을 찾아보고 알아보았다. 그러다가 동무란 말이 참 정다운 순우리말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이 동무라는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계속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무란 말을 북한이 쓴다고 우리가 안쓴다는 것은 좀 치졸하지 않나 싶다.

그러나 한번 변화된 언어 풍조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이 동무란 말을 오늘날 우리가 많이 쓰는 친구란 말 대신에 쓰는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갖고 동조를 하고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도 많이 써줘야 서서히 바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인다. 대다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한자어가 너무 많다. 동네이름도 순우리말을 놔두고 한자어로 다 바꿨다.
쇠귓골이 우이동으로 너른바윗골이 광암동으로 두물머리골이 양수리로.
대신 한자어가 순우리말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지하철 2호선 신천역이 잠실 새내역으로….

한글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문자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이 우수한 문자로 한자어보다는 순우리말을 쓰는게 얼마나 좋을까! 동무라는 순우리말이 지금은 북한에 뺏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찾아왔으면 한다.

지금 북한에서는 과하게 순우리말을 쓴다. 특히 스포츠 부문에서 스포츠 용어를 과하게 순우리말로 바꾸어 쓴다.

이것도 보기에 좋지는 않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로 인식되는 언어 세계화에 역행된다.
외래어나 한자어도 편하면 써도 된다. 의학, 공학 등에서는 외래어가 많이 쓰이고 법학에서는 한자어가 많이 쓰인다.

외국 학문을 공부하다 보니까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나는 무조건적인 순우리말 옹호자는 아니다.
그러나 이 동무란 순우리말을 안쓰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만의 생각 일수도 있겠다.

앞으로 통일이 되면 자연스레 쓰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해본다.


곽영진 서울 오륜 곽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