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책은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데뷔작 “고백”이다. 이질적이고 기이한 일본 토속신앙이 주는 위화감 때문에 나는 이전까지 서점만 가면 일본 소설을 피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접하게 된 이 책은 나에게 일본 소설의 작품성에 대한 또다른, 어쩌면 매우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해 주었다. 비교적 잔잔한 제목을 가진 이 소설은 여러 인물의 주관적인 시각을 통해 계속되는 반전을 보여준다. 사고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어린 딸이 사실 자신이 맡고 있는 학급 내 학생들에게 살해당했다는 여교사의 고백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다섯 인물의 시선으로 사건 전후 상황을 바라보며 마지막은 여교사의 시선으로 소설이 마무리되는데, 피해자와 가해자 2명이 속한 세 가정은 빠른 전개 속에 참혹하게 망가진다. 개인의 심리묘사를 간결한 문체로 풀어내어 읽는 데 큰 무리는 없지만 중간중간 많은 생각이 들게 해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도중 가해자의 심리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상태에서 저런 말을 들으면… 살인을 할 수도 있겠는데…?’ 비상식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말은 때때로 하는 쪽이 아니라 듣는 쪽의 감수성에 그 모든 것이 내맡겨진다고 했던가. 객관적 사실이 투영된 하나
책은 왜 읽는 것일까요.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께 가장 많이 듣던 잔소리 중 하나는 ‘책 좀 읽어라’라는 말이었습니다. 학창시절은 물론 유아 시절에도 책 읽는 것엔 학을 뗐고, 이후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책은 그저 인생에서 ‘싫은 것’ 중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 1년이 흐른 대학교 2학년, 갑자기 찾아온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인해 꽤나 힘들었습니다. 가장 큰 역경은 관계의 부재였는데, 이를 이겨내기 위해 병원, 한의원 치료 모두 받아봤으나 크게 효과가 없었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하루 3시간 수면에 굴복할 즈음 저는 서점에서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만난 이 책은 당시 저에게 있어 한 줄기 빛이었습니다. 책 속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는 제게 필요한 모든 말을 향유하고 있었고 구절 한마디 한마디는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막연했던 불안감은 조금씩 사라져갔고, 책을 10번 정도 정독할 때엔 불면증과 우울증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절실한 필요에 의해 저자의 절절한 정신을 탐구한다면 책의 진의를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자기계발서 외에도 문학에선 올바른 가치관과 직관의 지혜를, 역사에선 자아와 세계관에 대한 통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