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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굿바이” 개원가 불안·희망 ‘교차점’

창간 51주년 특집2-4차 산업혁명! 지배할 것인가? 당할 것인가?
치과계는 | 체감온도 미지근 준비는 ‘스타트 라인’

Contents
백 투더 퓨처 2027 치과  
보건의료계는 | “달리는 말에 올라타자”
치과계는 | 체감온도 미지근 준비는 ‘스타트 라인’
좌담회 | 치과계 4차 산업혁명 이렇게 생각한다
대응전략 | 진행형인 혁명, 철저한 대비가 답이다


‘미래·첨단’ 핵심 키워드 연구회·학회 등 속속 깃발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이랄까.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생각을 묻자 한 치과의사의 입에서 돌연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의 소설 제목이 튀어나왔다. 사회 전반에 휘몰아친 4차 산업 혁명의 바람이 치과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4차 산업 혁명이 올해 초 사회적 이슈를 넘어 새로운 변화의 아이콘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치의학 역시 모든 분야에서 이 개념과의 순응적 융합을 선언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치의학이나 의료기기 분야의 경우 시대의 요구에 부합한 논제들로 새로운 트렌드를 예고하면서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보철, 교정, 치주, 예방 등 각 치의학 영역에서 새로운 미래 가치를 조망하는 연구그룹 및 학술단체들이 잇따라 출범하면서 빅 데이터, 인공지능, 디지털 등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새 화두로 꺼내들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 역시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초 펴낸 ‘신개념 의료기기 전망 분석 보고서’에서는 구강 3D 스캔/의료 영상 기반 3D모델링 소프트웨어 등을 4차 산업혁명의 미래로 언급했다.

또 한 치과 관련 업체가 대학생 6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삶에 가장 도움 되는 3D 프린팅 적용 분야’를 묻는 질문에서 ‘치아교정, 임플란트 등에 활용 가능한 의료분야’가 타 항목을 제치고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아날로그 시대’와의 준엄한 작별 준비

치과계 내부의 ‘마중물’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존 영역에서 파생된 조건부 확장이나 새로운 학문과의 융합을 원하는 치과의사들이 중심이 된 단체 또는 그룹들이 올해 속속 결성됐다.

지난 6월 창립된 대한미래융합학회(회장 박용덕)는 다양한 학문 간의 교류를 통해 융합학문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35개 대학 및 일선 산업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치과의사들이 회장, 부회장 등의 요직을 맡았다.

자신들만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4차 산업 혁명의 파고를 헤쳐 나가겠다는 전략들도 감지된다. 메디컬 분야와 비교해 치의학의 상대적인 약점으로 지적돼 온 진단과 검사 분야를 활성화, 치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취지를 내건 (가칭)대한진단검사치의학회(회장 류인철·이하 진단검사학회)도 지난 6월 창립총회를 가지고 공식 발족했다.

또 치과 진단기기 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치과 진단 기술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치과기기 미래진단기술연구회(회장 이종호)가 11월 창립됐으며, 지난 2014년 결성된 신기술치과기기연구회(회장 신상완)도 지난 8월 심포지엄을 갖고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주도할 치과 의료기기 발전의 첨병 역할을 자임했다.

임상과 관련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도 결실을 봤다. 지난 9월 창립 학술대회를 가진 대한디지털교정치과의사회(회장 백철호)는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서 교정치료 역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 교정의 임상 적용과 보다 향상된 교정치료를 실현하자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치과계 4차 산업혁명 선두는 나야 나!
딥러닝·AI기술 탑재한 진단장비·의료기기 출시 임박

#네 번째 혁명? 낙관론·비관론 ‘공존’

특히 진단 장비와 의료기기 분야에 이르면 4차 산업 혁명의 위력은 공포에 근접한 감정으로 치환된다. 장비와 연계된 진단 분야의 경우 경이로운 수준의 전환을 담보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졌다.

알파고의 ‘딥러닝’기술이 탑재된 한 치과용 X선 판독기기가 연초 한 대학병원에서 시연회를 가졌다. 이 판독기가 치근낭종을 인식한 데 걸린 시간은 대략 6초. 딥러닝 기술이 채택된 학습 솔루션이 구강 관련 질병의 패턴을 식별하고 분류하는 것을 넘어서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방안을 제시하는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또 다른 치과 업체에서는 치과용 영상기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육안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치간우식증을 자동 검출하는 장비의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플란트 업체들이 앞 다퉈 출시 중인 디지털 가이드 시스템 역시 차츰 유저 폭을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VR 콘텐츠 업계에서도 치아 삭제 및 충치 치료를 실습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 중인 만큼 교육 분야와 실습 영역에서의 폭넓은 활용이 기대된다.

치과 개원가의 입장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4차 산업혁명의 스펙트럼을 실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다만 이런 조류를 해석하는 태도와 전망에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렸다.

평소 디지털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던 40대 A 원장은 “침습적인 외과적 술식이 기본적으로 이뤄지는 분야라는 점에서 치과의사의 시술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단언하며 “오히려 진료적인 측면에서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50대 개원의 B 원장은 “이른바 ‘동네치과’가 대부분인 치과 개원가의 특성상 개별 단위의 생산성 저하나 빅 데이터 등으로 상징되는 독점적 정보의 편향성 때문에 4차 산업 혁명이라는 큰 틀의 변화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알고리즘을 창조해내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물결이 결국 치과 진료실까지 점령하는 게 아니냐는 본질적인 우려다. 그러한 형태의 염려가 인류의 오래된 기시감에서 비롯된 것인지 지금은 알 수 없다는 지점에 치과의사들의 희망과 불안이 공존한다.    


 글로벌 치과계는========================

진단, 교육, 상담, 수술까지  치의학 전 영역 망라


일부 디지털, 진단 분야에 집중돼 있는 국내와 달리 해외 치과계에서는 교육과 상담, 치료, 수술 등의 영역에서 ‘아날로그 패러다임’이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병원(UCLH)은 이미 지난해 딥 마인드와 손잡고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암세포만을 선별해 조사 범위와 조사선량을 설정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미국 Rx Robot사에서 개발한 ‘메디’는 일부 주의 치과에서 아이들의 치과공포감 해소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스위스의 스타트업인 카파누(Kapanu)가 개발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하면 치료 전 치아 및 얼굴 전체의 모습을 촬영해 자동 분석하고, 치료결과를 대입해 다양한 예후를 미리 보여준다.

치의학 교육 분야에서는 이미 AR 기술을 채택하고 있는 곳이 많다. 태국의 국립대학인 탐마삿대학교 치과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모니터와 연결된 디지털 핸드피스 버를 잡고, 모니터를 보며 가상치아를 깎는다.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대학 역시 같은 기술을 이용, 3차원 스캐닝된 치아의 모형을 자신의 치아와 대조하면서 차이점을 공부하는 방식을 수업에 도입하고 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의 접목 형태인 ‘복합현실’(Mixed Reality·MR) 사례도 적지 않다. 일본에서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정보가 표시되고 치료 시 현실 속 치아와 잇몸 위에 그래픽을 덧씌워 표시하는 시스템을 선보였으며, 영국의 킹스 칼리지 대학은 햅틱 기술을 이용해 치의학 교육에 VR을 적용, 현실과 동일한 촉감과 진동을 느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나아가 충치 제거, 치아 교정 등 실제 임상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일례로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올해 3월 치과의사가 로봇 시스템인 ‘요미(Yomi)’를 임플란트 시술에서 활용하는 행위를 허용했다.

가장 최근에는 중국에서 로봇이 진행한 임플란트 시술이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중국 인민해방군 제4군의대학 치과병원과 베이항대학 로봇연구소가 4년간의 공동 연구로 개발한 이 로봇은 약 1시간에 걸쳐 2개의 인공치아를 성공적으로 시술했다. 임플란트는 0.2〜0.3㎜ 오차범위 내로 삽입됐고, 치과의사의 구체적 개입은 없었다. 로봇의 개발 배경은 중국의 심각한 치과의사 부족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