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a~ Buen Camino~!!! Sarria에서 Santiago de Compostela까지 120km를 걸었던 산티아고 순례길. 오래전 신문에 연재됐던 산티아고 순례 여정을 읽고, 언젠가 꼭 한번 걸어보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환갑여행으로 꼭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야겠다는 비장한 선언에도 두말하지 않고 따라나선 남편과 함께, 배낭에 온갖 파스와 상비약을 두둑이 넣고 사이사이에 기대감과 설렘을 채워 순례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주고받았던 말속에는 따듯한 마음이 서로를 향하고 있었다. 순례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좋은 여정이 되라며 힘차게 서로를 격려해주곤 했다. 덕분에 나는 힘을 내서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처음 순례길 여정을 준비할 당시에는 긴 시간을 걸으며 삶을 돌아보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걷다 보니 어느새 무념무상의 시간 속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 자연으로 스며들어 있었다. 하늘을 가릴 만큼 높고 풍성한 나무들은 단순해서 가장 우아한 이끼 옷을 입고 있었고, 이끼들의 포자가 숲속 모든 나무와 돌 위에 저마다 다른 초록으로 닿아 있는 모습은 매일 20km를 넘게 걸어야 하는 순례길에서 발걸음을 종종 멈추게 했다. 또 이끼에 매달려 있
얼마 전 한 교수님과 식사 자리가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던 중, 교수님께서 동기부여에 대한 말씀을 시작하셨다. 학업에 있어 동기부여가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말이다. 여느 교수님들께서 그러시듯, 학생들의 동기부여 부재에 대해 걱정이 깊어 보이셨다. 나 또한 그 자리에서는 웃으며 남의 일처럼 맞장구 쳤지만 속으로는 웃을 수가 없었다. 교수님께서 걱정하는 학생의 모습이 내 모습 같아 당당할 수 없었다. 부끄럽지만 고백하자면 학업이 재미가 없을 때가 있다. 공부가 재미있는 학생이 어디있냐며 위로해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웃으며 넘길 수 없을 정도의 혼란스러움을 느낄 때도 있다. 기초과목을 배울 땐 나와는 무관한 공부라고 느껴지기도 하고, 임상과목을 배울 땐 아직 먼 일 같아서 애착이 가지 않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내가 느끼기에는) 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학업이든 혹은 그 무엇이든 간에 대해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학우를 만나기 힘들다. 그리고 주변에서 동기를 찾지 못해 길을 잃은 느낌이 든다는 고민을 들어본 적도 많았다. 그 이유를 나름대로 짐작해본다면, 미래의 직업적 안정성 때문에 수동적으로 살게 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자기 이득만을 노리는 자는 흙탕물을 받아 진탕을 만들고, 두 손에는 진흙을 들도록 부추깁니다. 반면, 바른 신념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자기 팔의 아픔은 참아내면서, 다른 이들을 위한 길잡이 횃불을 높이 치켜듭니다. 치의신보는 지난 56년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치과의사와 치과계의 권익을 위한 횃불을 높이 들었습니다. 정부와 국회 등에 치과계를 위한 정책 수립을 요구하고, 국민들에게 바람직한 치과의사상을 정립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또한 치과계 내부의 임상과 학술뿐만 아니라, 봉사와 문화 발전을 위한 보도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치의신보는 영상미디어 시대를 대비한 전략, 디지털 시대에 맞는 광고 전략,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치과계 홍보 전략, 무한 경쟁 시대에 균형 있는 의료 환경 발전을 위한 전략 등 미래발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치과계의 공기(公器)로써, 치과의사와 치과계가 국민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고 스스로 자부심을 갖도록 언론을 선도하겠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종이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 고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책을 정리하고 보관하는 것입니다. ‘미녀와 야수’의 야수 성에 있는 것처럼 큰 서재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한은 일정한 양이 차면 처분해야 합니다. 서재 때문에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이삿짐센터에서 질색합니다. 책이 많은 집을 아주 싫어하더군요. 큰 서재에 대한 꿈은 접은 지 오랩니다. 지금은 그냥 작은 방 하나를 서재로 쓰고 있으므로 늘 책을 처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남기는 책을 선별하는 저의 기준은 ‘추억’입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뭔가 강렬함이 있다거나,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을 주거나 하는 것들은 나중에 그 책을 읽었을 때를 추억하게 됩니다. 같은 내용의 책이더라도 그 사람이 처해 있는 다양한 상황에 따라서 그 책의 무게감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지난 책들은 기억의 흔적으로 많이 남게 됩니다. 우리가 예전 들었던 음악을 듣게 되면 그때가 생각나고
지난 11월 19일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세종·충청지부 총회 및 학술대회가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렸다. 초청받은 연세대 이기준 교수의 연제는 ‘생물학적 근거에 기반한 역발상 교정치료’ 교정 전문의에게 새로운 시각을 소개하는 시의적절하고 뜻 있는 강의였다. 첫째, 교정학에 인문학(Humane Studies)적인 접근법을 제시하였다. 자연과학계열이 흔히 그러하듯, 관찰결과를 통합 정리하는 귀납(Induction)법보다, 추리와 사색의 연역(Deduction)적 사고를 예로 들었다. 무조건 외우고 따른 고전적인 이론에 의문을 갖는 역발상(逆發想), 구체적으로는 치조골의 direct와 undermining resorption에 대하여 재해석을 시도한다. 기존 이론에 대한 의문의 제기야말로 창조적 발상(Creative Thinking)의 시발점이요, 현대과학의 시대정신(Zeitgeist)이 아닌가? 둘째, 개원의의 공통적인 우려 즉 저 출산과 환자감소, 그리고 전문의 대량배출의 결과인 경제적 어려움에, 나름의 해법을 논하였다. 한류와 치맥에 힘입어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치킨집의 수입이 과연 격감했는가? 다양한 품종과 영업방식의 개발로 win - win이 가능했다며, 30
- 필자는 지난 2021년 10월 27일 본 치의신보에 “공보(公報)의 길”이라는 제하의 편집인 칼럼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https://dailydental.co.kr/news/article.html?no=117194)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치과계의 현실은 어둠의 장막이 걷히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아래 글은 최근 치과신문이 협회와 치의신보를 향해 “언론탄압”이라는 성명서를 지면 신문 1면에 게재한 것에 대한 치의신보 편집인으로서의 입장문이기도 합니다. 대관업무와 관련된 업무추진비에 관한 사항은 협회장과 협회 감사들 사이의 확인으로 처리됐던 사항입니다. 협회 이사들 중에도 담당 이사가 아니면 알지 못하고, 또한 자기 소관 업무가 아닌 사항에 대해서 굳이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협회장과 감사단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협회 감사가 확인할 사항은 협회 감사단에게 맡기면 됩니다. 감사의 역할은 협회 조직의 보호가 주요 사명임을 잘 알고 계실 것으로 믿어야 합니다. 신문, 특히 협회와 지부에 속한 공보지인 치의신보와 치과신문은 치과의사 회원과 협회, 그리고 치과계의 권익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공보지로써의 막중한 책임감을 망각해서는 안됩니다
지난 2022년 11월 17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고등학교 졸업에 준하는 학력을 가진 수험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 및 전공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받기 위해 공통의 시험문제를 풀고, 성적에 따라 순위 등급을 매기는 이 시험은 대학 입시와 직결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겐 삶의 그 어떤 이벤트보다 중요한 날이었을 것이다. 필자에게도 치열하고 간절했던 수능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고, 당시의 노력과 운이 따라준 덕분에 지금의 모습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부디 지금 받아든 당신의 성적표가 당신을 가치있는 소중한 삶으로 이끌길 소망한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작금의 현대 사회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대한민국에서 치과의사가 되고자 한다면, 6년제 치과대학(8곳), 7년제 치의학전문대학원(3곳), 그리고 일반 종합대학의 학사 졸업 후 4년제 치의학전문대학원(3곳)을 진학해야 한다. 매년 입학 정원은 약 800명 정도이다. 필자가 속한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은 고등학교 졸업자가 입학하여 3년의 학사과정을 마친 후, 4년의 치무석사과정으로 졸업하는 코스(정원 40명)와,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입학하여 4년의 치무석사과정
남자 갱년기는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찾아온다고 한다. 40대 이후 50대에도 찾아오고,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찾아온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만나봤다. 그 증상이… 무기력감,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우울증, 불면증, 자신감 상실, 복부 비만, 근력 저하, 관절통 등 치과의사에게 해로운 것들만 잔뜩이다. 올해, 봄으로 진입하는 환절기에 몸이 많이 피곤하고 우울감이 심했다. 진료 중간 중간에 사무를 봐야하는데 글자가 머리에 들어오질 않았다. 직원에게 의존하는 부분이 많아졌다. 저절로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아무래도 병원에 좀 다녀야 할 것 같아서 수요일 오전 진료를 비우고 쉬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날 직원들에게 점심을 사 주면서, 마음 먹은 것을 공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한을 정한 바는 없지만, 한 동안 수요일 오전에 진료를 비우겠다고 직원들에게 말하려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남자 갱년기는 그런 것이었다. 별안간 쏟아지는 눈물이라니… 별 감정 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하던 말을 마저 하였다. 수요일 오전에 진료를 하지 않을 테니 굳이 출근할 필요 없다고… 원장이 울어서 그런 거였는지, 수요일에 쉬는 게 좋아서 그런 거였는지 직원들이 “어…어…
‘요즘 것’들의 특징. 개인적이다, 실리적이다, 융통성이 없다, 배우지 않는다,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회의시간에 입을 닫는다. ‘요즘 것들은 왜 이러니? 참을성이 없어! 울화통이 치밀 때가 한두 번이 아니야…!’ ‘옛날 것’들의 특징. 옛날만 부르짖는다, 자기 이야기만 한다, 중간에 말을 자른다, 참을성이 없다, 일과 개인 생활의 구분이 없다. 자기를 알아주기 원한다. ‘꼰대… 도대체 존중이 없고 말도 통하지 않아!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산다…!’ TV에 비춰진 가상 인물들의 대화가 아니다. 우리 조직과 병원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소리 없이 들려주고 있는 이야기다. 어쩌면 어제도 무심코 내뱉은 말일지도 모른다. 가정에도 병원에도 조직에도 그 외 수많은 단체나 모임에도 두 세대는 늘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모 치과그룹이 주관하는 정기모임에서 젊은 세대 치과의사들이 세컨드 브랜드를 런칭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배들의 임상강연과 병원경영 코칭은 도움이 되나, 그 그룹에 합류하는 것은 꺼려진다는 이유에서다. 선배들의 권위적인 태도와 사고의 틀이 너무나 달라진 현 세상의 소통방식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 지붕 두 가족’인 셈이다. 이런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치과대학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치과에선 과잉진료 관련한 문제가 이슈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의과의 다른 분야에서도 과잉진료가 있지 않나요? 치과의 일만이 아닌데도 유독 치과와치과의사만 지목해서 과잉진료 이야기가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익명 맞습니다. 과잉진료 문제는 치과만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사례로는 백내장 수술이 실손보험 보장과 관련하여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급격한 출산률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로 노년층의 비율이 증가하는 인구구조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비율과 수가 전례 없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중장년층의 감소와 함께 지금까지 주로 돌봄을 제공했던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건강한 노화, 즉 노년층의 기능 감소와 돌봄 의존성(dependency) 예방 및 극복은 개인적 과제일 뿐 아니라 공중보건적으로도 시급하고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1). 건강과 노화는 일견 함께 성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건강백세라는 말이 익숙하게 들리듯이 노년기의 건강한 삶은 누구나 충분히 성취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가장 유명한 정의는 1946년 제정된 세계보건기구 헌장에서 말한 “단순히 질병이나 병약(illness)이 없을 뿐 아니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일 것이다. 그러나 이 정의를 노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무리가 생긴다. 대다수의 노인들이 한 개 이상의 만성질환과 심지어는 만성통증을 가지고 있지만 잘 조절할 경우 스스로 충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