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내일부터 다시 좀 추워진다고 하지만 오늘만큼은 낮에는 오히려 덥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렇게 날씨가 따뜻해지면 자연스럽게 실외활동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요즈음 봄의 불청객이라고 하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말썽이지만 그래도 바깥에서 활동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좋아지는 계절입니다. 곧 벚꽃이 만발하는 시기가 오겠지요. 이렇게 날이 따뜻해지면 환절기에 아침 낮 기온차가 커지고 기온변화로 인해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며 이런저런 전염 질환에 걸리기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나른하고, 몸도 찌뿌둥하죠. 특히 우리 직업이 좋지 않은 자세로 실내에서 하루종일 있다 보니 더 취약한 것 같습니다. 건강관리가 중요한 직업군이죠. 날도 따뜻해지는데 건강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운동을 통하여 건강관리를 해보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늘은 운동하기 좋은 봄에 운동할 때 신경 써야 할 것들을 한번 적어볼까 합니다. 출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선생님의 도움을 좀 받아보았습니다. 처음으로 준비운동이라고 합니다. 몸을 깨우는 행위인 것이죠.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몸을 데우는 과정, 그리고 인대와 근육을 늘리는 스트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관성’이 있었다. 나에게 공부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해야 했던 자연스러운 노력이었고, 그 덕분에 고등학교 3학년 겨울에 서울대학교 공대 합격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꿈과 직업 가치관은 공부만으로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대학교 입학 후에 알게 되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나는 고등학교 때의 관성을 버리지 못한 채 열심히 학업에 매진했고, 내가 받았던 대학교 합격증처럼 대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에는 취업 또는 그에 준하는 적당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학 시절을 보내다가 입대를 했다. 그리고 복무 기간동안 나의 가치관과 그에 맞는 삶의 목표를 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들을 맞았다. 부대 내에서 상담병사라는 직책을 맡았다. 같이 생활했던 많은 선임, 동기들은 내가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모습이 좋다고 했고, 나도 대화하는 것을 즐거워했기 때문에 그 직책에 선뜻 자원했다. 당시 각 부대의 상담병사들은 주기적으로 큰 부대에 가서 동료 병사들에 대한 상담방법이나 심리평가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여기에서 배웠던 나름 체계적인 방법들을 염두에 두며 나의 일에 최선을 다했다. 내가 배우고 기획한 것을 바탕으로 부대의 분위기를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ChatGPT가 전 세계적 화두입니다. 대학 교육에서도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스럽습니다. 글을 다루는 의료윤리 및 의료인문학을 교육하는 사람에겐 이런 부분이 더 큰 고민으로 다가오리라고 짐작됩니다. 인공지능이 학생들 대신 글을 만들어 올 테니까요! ChatGPT의 의학교육에서의 활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익명 저는 ChatGPT에 대한
간간히 찾아오는 꽃샘추위가 여전하지만, 3월 중순, 이제 춘분이 지나 밤보다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계곡이며 들녘이며 공원에는 꽃망울이 맺히고, 남녘에는 벌써 목련이 활짝 개화를 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산길 따라 계곡 따라 오르다, 돌 틈 아래에 옹기종기 흰 노루귀 가족을 만났습니다. 노루귀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꽃이 핀 후 잎이 나오는데, 솜털이 많고 말린 잎 모양이 노루의 귀를 닮아서 붙여진 것입니다. 흰 노루귀, 분홍 노루귀는 눈에 많이 띄는데, 청 노루귀는 보기가 좀체 쉽지 않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내 것 네 것 다툼으로 사시사철 냉탕 온탕을 오가며 계절감을 잃은 지 오래인 사람살이에서 슬쩍 벗어나, 때 되면 꽃 피고 열매를 맺으면서 명년 봄 희망을 기약하게 만들어주는 노루귀 앞에 납작 엎드립니다. 봄꽃들에게 드리는 경배가 자연스러운 것은, 몸을 한껏 낮추고 발아래를 잘 살펴보아야만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고, 마음속에 담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정관장에서 목캔디를 사서 나오는데 갑자기 몸이 붕- 뜬다. 철제 보조계단에 발이 채인 것이다. 골절은 안 돼! 하는 생각이 퍼뜩 뇌리를 스치면서, 오른손을 모로 짚고 앞으로 굴렀다. 툭툭 털고 일어나니, 등에 멘 배낭 덕분에 뒤통수와 등도 말짱하다. 60여 년 전 몸에 익힌 전방회전낙법(앞구르기) 덕분에, 저절로 낙상(落傷)을 모면한 것이다. 겨울 방학 체육관의 기계체조 훈련은 몹시 추웠는데, 깡통에 숯불을 피워 주전자에 물 데우기 등 온갖 심부름은 모두 신참의 몫이요, 군소리는 고사하고 걸핏하면 기합받는 일이 당연한 일과였다. 부상은 아차 하는 순간이므로 고도의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체조반 군기는 삼엄하다. 공중회전을 배우려면 떨어질 때 충격을 줄이는 낙법부터 시작한다. 그것도 말로는 아무 소용이 없고 수백 수천 번 연습으로 몸이 기억해야 한다. 첫 회전은 공포 그 자체다. 조교의 시범을 지겹도록 살핀 뒤, 도움닫기로 가속하여 몸을 솟구치는 각도와 회전시작 시점과 착지(着地) 동작까지, 정확하게 구령에 맞춰야 한다. 회전 순간은 조교가 팔뚝으로 허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회전을 도와준다. 그렇다. 신뢰하니까 몸을 맡긴다.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던 손처럼,
어릴 때부터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 ‘교과서에 충실해라. 교과서에 다 있다.’ 과연 그럴까 생각하지만, 실제 그렇다. 교과서 안에 다 있다. 매일매일의 치과 임상에서도 이 고리타분(?)하게까지 느껴지는 이 오래된 명제는 계속 뇌리에 각인되어 매 순간 떠오르고 따라다닌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또는 자주 기본적인 것만 적혀 있는 듯한 교과서를 홀대하기도 한다. 뭔가 교과서 외에 더 좋은 것이 있을 거 같고, 왠지 교과서는 빈약해 보이기까지 해서 실제 적용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은 편견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뭔가 더 있어 보이고 화려한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걸 찾는다. 시간을 가로질러, 단기간에 어느 단계까지 오를 수 있는 비법서나 속성본을 찾기도 한다. 이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교과서는 따분하기도 하고 또 적혀 있는 그대로 하기엔 꽤 긴 인내의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기본기 습득 없이 보다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을까? 어찌 운 좋게 얻어 걸릴 수는 있겠지만, 결국 그렇게 얻어낸 것들은 언젠가는 다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린다. 교과서가 있어야 기본(Basic knowledges &
지난 3월 14일 스산한 기운이 감돌더니 비보가 날아왔다. 함 각(咸珏) 선생님이 선종하셨다는 소식이었다. 최초의 치과의사 함석태(咸錫泰) 선생님의 유일한 혈육이었다. 이제 그 끈마저 끊어져 버렸다니 애통할 뿐이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빈소를 찾았다. 활짝 웃는 영정사진 속 모습이 나를 반기며 위로해 주는듯했다. 만감이 교차했다. 한 달 전 통화했을 때만 해도 건강이 괜찮다고, 봄이 되면 한번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이렇게 가시다니 정말 섭섭했다. 빈소 주위를 둘러보니 박태근 협회장, 변웅래 강원지부장, 이해준 대한치과의사학회장, 진보형 치의학박물관장, 권 훈 대한치과의사학회 부회장 등 조화가 눈에 들어왔다. 서울시 치과의사회에서 보낸 조화가 눈에 띄지 않아 섭섭했다. 함석태 선생님이 만든 한성치과의사회를 서울시 치과의사회 연원으로 삼지 않았던가. 선생님에 대한 예우가 말이 아니다. 함 각 선생은 80세 되던 해에 나와 만나 할아버지인 함석태 선생에 대한 소중한 얘기를 많이 들려주셨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좌담회도 가졌고, 함석태 흉상 제막식도 함께했다. 또 개인적으로도 몇 번 만나 함석태 선생님과 가족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려주셨던 분이다. 함 각 선생의
2023년, 대한민국은 인구의 양적/질적 구조의 동시적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방쇠퇴와 인구의 수도권 집중현상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통계청의 월별주민등록인구통계 자료를 보면 2022년 8월 기준 소멸위험지역은 전국 226곳 기초자치단체의 절반 수준인 116곳(51.3%)으로 나타났습니다. 농업, 단순제조업, 탄광업 지역은 1970년대 이후로 지속적으로 쇠퇴되어 왔습니다. 2020년과 대비하여 2022년 3월 기준 신규 소멸위험에 진입한 기초자치단체는 11곳이며, 통영시, 군산시 등의 제조업 쇠퇴 지역 및 동두천시, 포천시 같은 수도권 외곽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림). 서울에서도 지역 학령인구 감소로 문닫는 학교가 잇따르고 있고, 40년 역사의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도 올해 폐교되었습니다. 물론 경제-산업-사회구조의 변화, 교통수단의 발달, 기술발달 및 국가적 도시화 추세에 따라 세계의 지방들은 성장과 쇠퇴의 과정을 거칩니다. 한국의 지방쇠퇴 현상 역시 도시발달과정에서 수반되는 변화로, 최근 새롭게 대두된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거시적 경제 여건 변화와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 저출산 등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노령화
타이밍이란 단어를 영어에서도 많이 쓰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옥스퍼드 영한사전에서 타이밍의 뜻은 1. 시기 선택, 시기, 2. 행동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도록 속도를 맞추는 적기를 선택하는 기술로 해석되어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1. 동작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순간 또는 그 순간을 위하여 동작의 속도를 맞춤, 2. 주변의 상황을 보아 좋은 시기를 결정함 또는 그 시기라고 되어 있습니다.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고 하면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겠지만, 타이밍이라는 단어 자체가 영어임에도 영어권에서 그러한 표현을 잘 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시간의 애매함은 언제든지 경험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어떤 때에는 너무 기다려서 문제가 되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너무 성급한 것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남녀간의 사랑도 나의 시간과 상대방의 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그저 짝사랑으로 지나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타이밍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는 이러한 시행착오들을 수없이 겪지만, 경험해본다고 모든 것을 학습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치과교정용 탄성고무 보조재는 치과교정치료 시 사용하는 고무줄(elastic), 탄성고무 체인(elastomeric chain), 탄성고무 실(elastomeric thread), 탄성고무 결찰사(elastomeric ligature) 및 탄성고무 치간이개재(elastomeric separator)를 포함한 힘의 전달을 위해 사용되는 탄성고무 특성을 갖는 치과의료기기(그림 1)이며 국제표준은 ‘ISO 21606:2022 Dentistry - Elastomeric auxiliaries for use in orthodontics’로 2022년에 2판으로 개정 발행되었고, 중요 내용을 정리한다. <적용범위> 이 표준은 고정식 및 가철식 장치와 함께 구강 내·외에서 치과교정에 사용되는 모든 탄성고무 보조재에 적용할 수 있는 요구사항 및 시험 방법을 규정하고 있음. 그림 1. 탄성고무 보조재의 임상사용 예(연세
역설적이게도 농촌 일손 부족으로 오히려 기계화가 잘 되어 예전처럼 허리 숙여 낫질을 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게 되었습니다. 모판에 씨앗을 뿌려 싹이 나고 한 뼘쯤 자랐을 때면, 학교며 일터며 군대에서는 하던 일들을 멈추고 농촌으로 향하였지요. 듬성듬성 던져진 모 다발을 주워 하나하나 심어가며, 길게 늘어서 사람들이 허리를 펼 사이도 없이 모잡이는 냉정하게도 한 칸 사이 벌려 멀어져 가고, 언제 끝나나 싶었던 뒷걸음질이 끝났을 때는 논에 초록의 꿈이 하나 가득 채워져 있었지요. 삐쭉삐쭉 나온 피들을 걷어내고, 병충해 방제제를 뿌리고, 그렇게 알곡이 채워지길 기다리며 한여름을 보내고 나면, 허수아비들이 하나씩 세워지기 시작합니다. 속을 가득 채워주는 든든한 가을 햇살은 최고의 영양제, 날아드는 참새들을 쫓아내는 소리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태풍이라도 지나는 시기에는 잠 못 이루며 물꼬를 틀어 달려가야 했지요.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추석 무렵의 황금빛 찬란한 들녘에는 넉넉한 부자의 마음이 넘실대고, 또 다시 도시는 농촌으로 달려갔습니다. 서걱서걱 베어지는 벼이삭을 한데 묶고, 경운기에 올려 탈탈 거리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적게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