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무효소송과 직무정지가처분 등 사상 초유의 사태로 얼룩진 치과계 정국이 지난 11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로 다소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깊은 우려를 자아냈던 치협 회무 공백도 마경화 직무대행체제가 임총을 통해 재신임 받음으로써 ‘무정부 상태’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빗겨갔다. 또 재선거 당선자의 임기를 둘러싼 논란도 잔여임기로 한다는 데 압도적인 지지가 모아졌다.
그 동안 쟁점이 돼 온 첨예한 현안들이 임총을 통해 결정된 만큼, 회원들의 민심을 하나로 모아야 할 시기다. 이제 정국 수습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며, 더 이상의 논란은 회원들에게 피로도만 높일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협회장 재선거를 차질없이 준비해야 하는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마경화 직무대행과 현 임원진이 신임 집행부가 선출되기까지 치협 회무를 이끌게 돼 일관된 회무의 연속성을 이어가게 됐다. 그 동안 회원들의 깊은 피로도를 감안해 차질없는 협회장 재선거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판단 하에 임총 직후 임시이사회를 통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규정 개정의 건’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김동기 전 치협 부회장을 치협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재선거 준비기간 동안 많은 의견과 잡음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김동기 위원장을 위시한 선거관리위 위원들의 노련한 회무 노하우를 바탕으로 능히 잘 대처해 나갈 것이며, 이에 따라 회원들도 무한한 신뢰를 보내줘야 한다.
치과계가 한 단계 성숙한 모범적인 보건의료단체로 거듭나느냐 아니면 평범한 단체로 내리막길을 걷느냐 여부는 이제부터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선 치과계 전체 회원들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일련의 사태로 인적으로나 물적으로 비싼 수업료를 치렀지만 이제부터라도 부정적인 시선이 아닌 진정한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더 이상의 혼란은 치과계의 혼란과 분열만 조장할 뿐이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끝없는 토론과 논쟁을 초석으로 발전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재선거를 통한 정국 정상화를 이뤄야 하는 것이 현 치과계의 시대적 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