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이 예순 일곱 번째 정기대의원총회를 마쳤다. 불과 나흘 전인 지난 8일 회장단 재선거를 치렀지만 각 지부에서 파견한 대의원들의 송곳 같은 질의와 제언들은 이번 총회에서도 어김없이 제자리를 찾았다.
대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치협 정관을 개정하고, 한 해 살림살이를 들여다보는 것은 그 자체로 치과의사들의 중심인 치협이 건강하게 운영되고 있는 지를 점검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일선 회원들의 생각을 올곧게 전달하고, 그 과정을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다.
각 지부가 이번 총회에 상정한 일반의안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풀뿌리 민심’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금 이 순간 치과의사 회원들의 고민은 보조 인력난 해법과 치과의사 인력 과잉 해결을 위한 치대 정원 감축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에서부터 진단용 방사선 검사 및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 등과 같이 일선 진료 현장에서 마주하는 불합리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형성돼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의제를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협회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총회만 해도 지부의 질의 공문에 대해 치협의 회신 기한을 설정해 달라거나 협회 상정 안건들의 처리 진행 상태를 분기마다 SNS를 통해 회원들에게 안내해 달라는 요청 등 치협, 지부와 분회, 회원 사이의 상호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 달라는 요구들이 쏟아졌다.
절박한 민심에 앞서는 화두는 없다. 이번 재선거에서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회무에 복귀한 김철수 협회장 역시 가장 먼저 회원을 위한 회무에 방점을 찍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는 것처럼 지난 시련을 극복하고, 회원만 보며 회무에 임하겠다”는 그 다짐이 치과의사 회원들을 위한 더 큰 성과, 더 풍성한 회무로 안착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치협의 본령은 회원들의 공통 관심사를 살뜰히 끌어안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게 회무고, 다시 말해 협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