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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누가 수돗물 불소화를 두려워하는가?
곽성순(건치 대구경북지부)

하루하루를 치아우식증과의 혈투로 보내는 우리 치과의사라면 누구나 예방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나 또한 치아우식증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과 노인들, 특히 스스로 구강보건에 신경쓸 수 없는 장애우들을 대할 때마다 예방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하곤 한다. 치아우식증과의 전투, 그 순간순간마다 학교때 귀가 닳도록 들은 불소용액 양치며, 불소도포, 수돗물 불소화 등의 단어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수돗물 불소화는 그 적은 경제적 비용에 비해 너무나 탁월한 치아우식 억제 효과로 세계적으로 공인된 공중보건사업의 하나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당연히 우리 치과의사협회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를 비롯한 여러단체에서 수돗물 불소화 사업의 전국적인 시행을 주장해 왔고, 보건복지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대구를 중심으로한 원론적 생태주의 운동가(?)들이 수돗물 불소화 반대모임을 결성해 수돗물 불소화를 시행하려는 지역마다 나타나 “불소는 산업 폐기물이며 독성 폐기물이다. 수돗물 불소화는 강제적인 의료행위이다. 수돗물 불소화 주장은 다국적 기업의 음모다” 등의 선정적인 말로 딴지를 걸고 있다. 심지어는 “불소 치약 한통으로 몇 명의 어린이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거의 위협에 가까운 말까지 하고 있다. 이런 사뭇 긴박한 분위기 속에서 대구교육대학에서 펼쳐지는 어린이날 행사인 ‘야야 모두 나와라’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회원들과 경북대학교 치과대학 예방교실, 대구보건대 치위생과 학생들이 같이 참여하여 어린이들에 대한 불소도포와 수돗물불소화 홍보 및 촉구 서명 행사를 했다. 준비해간 홍보물을 정리하고 서명용지들을 펴놓고, 불소도포 준비를 하느라 다들 정신이 없는데, 시간이 되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신이 난 아이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불소도포는 원래 인기가 많았던터라 처음부터 줄서서 기다리는 형편이었고, 수돗물 불소화 홍보는 차츰 자리를 잡아 생각보다 많은 부모님들이 서명에 참여해주었다. 행사장 정문 쪽에서 수돗물 불소화 반대 홍보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호의적인 모습이어서 내심 안도할 수 있었다. 마음 한편으로는 걱정했던 반대측과의 충돌이나 갈등도 없었고, 결과적으로는 나름대로의 입장을 행사장에 오신 분들에게 공평하게 전달하는 시간이었다. 예방교실에서 준비해온 자일리톨 캔디를 좋아라 집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치아우식증에 이환된 아이를 별도로 관리할 정도로 잘 발달된 북유럽의 예방사업을 생각하기도 했다. 우리도 치료사업에서 눈을 돌려 예방쪽으로 조금만 더 긴 안목으로 접근한다면 충치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의 숫자가 훨씬 줄어들텐데... 그날 수돗물 불소화 반대 모임 쪽의 어떤분이 물었다. “왜 굳이 불소화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가” 나는, 아니 우리는 그분께 되묻고 싶다. 충치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인 손실과 당사자들의 고통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이 있는지, 또 다행히 돈이 많아 원할 때마다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여유있는 계층은 두고서라도 여러 가지 경제적, 시간적 이유로 치과진료를 받지 못하는 더 많은 서민들의 문제는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셨는지... 수돗물 불소화 만큼 그 안정성이나 효과에 대해 오랫동안 그리고 철저하게 검정받은 공중보건사업은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예방치과 연구학자들과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많은 공인된 단체들의 연구 결과를 다 무시하면, 과연 누구의 말을 믿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나는 외치고 싶다. 영화의 제목처럼 “누가 수돗물 불소화를 두려워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