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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답사 기행(16)] 오붓하게 떠오르는 해를 맞는다 새해 해맞이 명소

‘가을동화’ 촬영지 화진포해수욕장
연인·가족과 함께 해돋이 ‘벅찬 감동’


해가 저물어 간다. 인간사 모두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을 맞이하면 시작에 대한 희망이 존재하는 법. 그래서 사람들은 시작에 대한 열망과 꿈을 품고 해를 맞이한다.


고속도로는 바다로 향하는 차들로 꽉 메어진다. 매서운 추위를 무릅쓰고 바다로 달려간다. 동해바다 어느 곳인들 해가 돋지 않겠는가? 큰 해변이던 작은 어촌마을의 방파제던, 작은 등대 아래에서건 어디나 해는 솟아오른다. 그런데 사람들은 해돋이명소(주로 매스컴에서 만들어낸)로만 몰린다. 지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동해의 해안선은 단조로우면서 활처럼 휘어진 까닭에 바다 가운데서 떠오르는 해맞이를 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겨울에 돋는 해는 동남쪽에서 뜨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동쪽보다는 남쪽에 가깝다. 그래서 울진을 기점으로 해서 북쪽 바다에서 돋는 해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오른쪽으로 많이 치우쳐서 해가 돋는다. 울진에서 포항까지의 해안선은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기에 오른쪽 1~2시 방향에서 해가 돋는다. 포항에서 부산까지는 그래도 정면에 가깝게 돋는 해를 볼 수 있다. 남해안에서 돋는 해는 섬과 섬 사이를 비집고 떠오르는 해돋이 장면을 감상할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우리나라 최북단의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맞이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멀리 눈 쌓인 금강산이 어둠 속에 보이고, 검푸른 바다는 허연 이빨을 드러내며 뭍으로 기어오른다. 통일전망대에서는 새해 일출행사(06:00~08:00)를 갖는다. 해돋이의 명소라고 알려진 정동진, 추암해수욕장, 영덕삼사해상공원, 호미곶, 간절곶 등이 미어지는 차량들로 인해 길에서 해돋이를 보는 허망한 경우가 허다하지만 동해 최북단 통일전망대 일출행사는 아직 세간에 덜 알려진 덕분(?)에 조금은 여유롭게 출입을 할 수 있다. 바다가 서서히 황금색으로 물들어가면서 사람들의 얼굴은 조금씩 홍조를 띤다. 일렁이는 파도와 함께 밀려오는 해돋이의 벅찬 감동이 순식간에 전해질 태세다.

 

그러나 해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금새라도 불쑥 얼굴을 내밀듯 하지만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이제 북녘의 금강산도 암봉들을 하나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수평선 아래서 조금씩 붉은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선 환호성이 터진다. 일단 얼굴을 내밀면 순식간에 껑충 뛰어오르듯 솟는다. 자칫하다간 해돋이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몇 해 전 추위도 피할 겸해서 차 안에서 잠깐 신문을 보는 사이에 해가 솟아올라 무척 허무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차분히 기다리는게 좋겠다.


굳이 해맞이를 통일전망대로 고집하지 않더라도 가까운 화진포해수욕장으로 가면 된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사랑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의 명소가 되었다. 또 화진포는 호수를 끼고 있어서 철새들이 찾아드는 곳이며, 예부터 유명인들의 별장이 자리하고 있다. 6.25 전쟁 전에는 김일성별장, 전쟁 후에는 이승만과 2인자로 불리던 이기붕의 별장이 있다.

 

그리고 그 후에는 군휴양지로 사용됐다. 그래서 오랫동안 일반인들의 출입이 일부분만 허용되는 해변이었다. 지금은 개방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게 됐다. 김일성별장은 바닷가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어 화진호해변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다. 여기서 바라보는 해변은 가히 절경이라 할 수 있겠다. 이승만 별장은 호숫가에 있다. 솔바람이 쏴~쏴~ 불어오는 곳이다. 이기붕의 별장은 2인자답게 해변가 낮은 곳 솔숲에 자리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부귀영달을 꿈꾸던 사람들의 자취를 느껴볼 수 있으리라. 화진포 해변에는 얼마전 개장한 해양박물관이 있다. 각종 어패류를 비롯하여 해양생물들을 전시해 놓았으니 가족이 함께 관람한다면 좋은 교육자료로 사용할 수 있겠다.


다시 남쪽으로 내려오면 송지호 북쪽 오음산(260m) 남쪽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왕곡전통마을이 있다. 해변에서 불과 1.3km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