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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의지구촌기행]종교사원 별난조각 산재 관광객 유혹 인도의 두 얼굴

- 에로조각의 힌두사원과 타지마할 -


인도를 여행하면 양극을 치닫는 인도의 두 얼굴에 혼동이 가기도 한다. 뒤떨어진 사회 인프라 때문에 불편한 점도 많겠지만 이러한 물질세계의 부족함을 메워주는 풍족한 영적인 세계는 그 또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거리에서 손벌리는 벌거벗은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강가에서 백시시(동냥)를 구하는 걸인들의 모습도 비굴한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곡식자루를 들고 거리에 늘어선 걸인들한테 양식을 나눠주는 가진 자의 모습도 거만함은 보이지 않는다. 백시시 받는 자는 도움을 받을 권리를 찾는 것일 뿐이고, 가진 자는 의무를 하는 것뿐인 듯 하였다.


화장터에 모인 유가족들도 직업장례사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모두들 표정들이 덤덤하다. 흔히 장례식에서 볼 수 있는 유가족의 오열도 없다. 인생은 돌고 도는 것... 전생에서 환생해 내세로 가는 길목에 우리들의 현세가 있을 뿐, 그들한테는 탄생도 죽음도 주어진 절차의 한가지 일 뿐인가 보다.
힌두교는 다신교로서 복잡한 교리를 가지고 있지만 인도사람들이 그 교리를 이해하고 따르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들의 삶 자체가 교리를 용해시켜 이끌어 나가고 있으므로 굳이 교리공부를 할 필요는 없겠다.


이방인이 보는 힌두교는 다신교라는 것을 제외하면 불교와 무척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내세를 기대하기에 현세에서의 슬픔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카주라호는 바라나시에서 비행기로 약 40분 걸리는 조그만 마을이다. 인구도 불과 몇 천명 정도 밖에 안 되는 마을에 제트여객기가 매일 운행되는 이유는 카주라호의 독특한 힌두교사원들 때문이다.
10세기 힌두왕국인 찬델라왕국의 도읍지였던 카주라호의 힌두사원은 서쪽 군과 동쪽 군으로 나뉘어 있는데, 전성기에는 수많은 사원이 있었다고 하나 그 후 이슬람제국이 이 곳을 점령하면서 많이 파괴돼 지금은 22개가 남아 있다.


힌두교는 이미 잘 알려진대로 다신교이다. 대표적인 신만 해도 쉬바, 비쉬누, 브라만등이 있으며 가네쉬(코끼리), 하누만(원숭이)등의 모습을 한 다양한 신상이 등장한다. 또한 이들 신들은 그들끼리 결혼도 하여 자녀신을 두고 있으며 화신도 있다. 불교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힌두교에서는 부처님도 비쉬누신의 아홉 번 째 화신으로 여긴다고 한다.


신들이 인간이나 동물의 형상을 한 것에서도 엿볼 수 있지만 신들도 사람들과 같은 생활을 꾸려나갔나 보다. 카주라호에 있는 힌두교들은 신들의 성애모습이 아주 리얼하게 조각된 미투나상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조그만 마을에 비행기를 타고 오는 사람들은 저부터가 인도 전 지역에 널려진 힌두교사원 자체보다는 이런 별난 조각을 보려고 오는 것이다.


숙소문 밖을 나서서부터 따라 온 동네아이는 유창한 영어로 Erotic Sculpture를 연발한다. 굳이 누구의 안내를 받지 않아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성애모습을 그린 조각들 ... oral sex, anal sex, animal sex ... 지금의 단어로 표현하기조차 민망한 조각들을 그 아이들은 조막 돌을 던져 가리켜 준다. Erotic이란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을 나이일 것 같은데도 말이다.


聖스러워야 할 종교사원에 性스러운 조각이라니..... 바라나시에서 같은 비행기로 도착한 영국에서 온 단체관광객을 한 발짝 물러서서 따라다니며 안내인의 설명을 귀동냥했지만 쉽게 와 닿지를 않는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책을 한 권 구입해 밤새 사전을 찾아가며 책을 뒤져보았지만 우리말로 된 책도 이해하기가 어려웠을 내용일진데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그 중 쉽게 이해되는 내용으로서는 당시 브라민계급의 소년들한테 일종의 성교육용이라는 얘기와 벼락을 막기 위해 비의 신 인드라를 달래기 위한 조각상이라는 얘기와 함께, 당시에는 SEX 자체가 일상생활의 하나였을 것이라는 것 정도였다.
아마 카주라호의 미투나상들이 지금의 포르노그라피로 여겨진다면 찬델라왕국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