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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국영화 발전의 이면과 올바른 발전 방향

DENCI <단국치대 영화동아리>


할리우드 영화가 전 세계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영화가 한국 극장가에서 대단한 시장 점유율을 매번 갱신해 나가면서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은 한국 영화의 발전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영화의 활력은 매년 급증하는 해외 수출고에서 재확인된다. 우수한 영화 인력의 유입에서 멀티플렉스의 건립 붐까지 다양한 성공 요인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러한 한국영화계는 언제나 옳은가.


먼저 한국 영화의 상업화를 꿈꿀 수 있게 한, 엄청난 관객 동원의 원동력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멀티 플렉스 극장의 대중화이다. 쾌적한 멀티플렉스의 확산으로 영화 보러 극장가는 것이 ‘기분 좋은 나들이’가 돼 관객 수는 현저히 늘게 됐다. 현재 전국 스크린이 1000여 개인데 수년 내에 2000개가 넘어갈 것이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극장 수의 뒷면을 보면, 한국영화의 극도로 많은 극장 개봉관 수의 문제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태극기를 휘날리며’가 개봉할 당시 극장 개봉관 수중 440개나 차지했다. 그 의미는 관객들이 접할 수 있는 다른 영화가 적어 혹, 다양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한국 영화의 특징을 꼽아 보면, 우선 순발력이 대단하다. 지금 한국 영화를 주도하고 있는 ‘프로듀서군’의 에너지는 소재의 선택에 있어서 자신감이 넘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감독들의 영화적 재능도 세련됐다. 상업적 가능성이 보이는 소재에 대한 순간포착이 다른 대중문화계를 오히려 앞서갈 정도이다. 인터넷 소설의 효시라 할 수 있는 2001년 ‘엽기적인 그녀’의 제작과 흥행성공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또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이란 소재로 80년대 시대의 공기를 잡아챈 ‘살인의 추억’같은 영화, 유럽의 고전을 조선시대로 가져가 멜로드라마로 완성한 ‘스캔들’, 우리의 고전 잔혹 동화를 세련된 공포물로 버전 업한 ‘장화, 홍련’등도 대단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문제는 영화의 상업적 대상인 대중이다. “대중은 언제나 옳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앙상한 상상력의 조폭 영화나 막가는 섹스 코미디, 판에 박은 댄스 가요라도 수백만의 관객을 동원하거나 수십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면 ‘문화적 면죄부’를 거머쥔다. 양의 잣대 앞에서 질의 잣대는 자주 무시된다.


그리고 우리 관객들이 전 세계 어느 나라 관객들보다 애국적이라는 점이다. 그런 ‘문화적 애국심’은 한국영화가 경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해가 갈수록 해외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한류 열풍’도 애초 이런 문화적 애국심에 힘입은 바 크다. 한국영화의 ‘역사의 무게’를 담아내는 입담도 대단하다. 가까운 몇 년 전, 분단의 비극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각기 만들어 낸 ‘쉬리’와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한국영화는 등화관제와 시위와 연쇄살인 사건으로 80년대라는 시대를 추억한 ‘살인의 추억’이나, 군부독재 시절 캐비닛에 은폐된 사건을 털어 낸 ‘실미도’가 그렇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역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 대중문화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맹목적 애정으로 변질되면서 국수적인 폐해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오늘의 한국 관객은 주체적이다. 그들은 작년 일련의 완성도 높은 영화가 흥행에서까지 성공하게 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그들은 ‘잘 만든 대중영화’는 살려내도 ‘의미 있는 예술 영화’는 여지없이 무덤으로 보내버린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들만의 입맛에 따라 봐야 할 영화와 보지 말아야 할 영화를 결정한다. 확실히 10여 년 전 한국 관객들은 ‘허영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허위의식의 한 종류일 수도 있는 문화적 허영심은 좀더 높은 정신적 지점으로 스스로를 겸손히 끌어올리려는 도약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의 취향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주체적 관객’들만 남은 자신감 넘치는 오늘의 한국인들은 저마다 스스로의 잣대만을 칼처럼 높이 치켜든 채 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