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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의 지구촌 기행]티벳 여행기(3)

험한 지형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채
은둔의 땅으로 불렀던

 

티벳의 대자연

 

여행객들이 티벳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험한 지형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채 은둔의 땅으로 불렸던 티벳의 대자연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 대부분은 전문 산악인이 아닐지라도 산악트래킹을 즐기는 사람들이며 흔히 우리들이 생각하는 외국여행하면 으레 따라붙는 호화사치 관광여행하러 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편이다. 나부터가 산악트래킹을 즐길 체형이 아니라서 그런지 티벳에서 가끔 마주치는 한국의 젊은 배낭족들은 “아저씨는 티벳에 왜 오셨어요?”라고 묻는다. 마치 무슨 사업차 온 사람처럼 대한다. 그러다 어깨에 맨 카메라가방을 보고는 “아! 사진작가세요?”한다. 이곳은 평지라 해도 해발 3600미터이며 라싸를 벗어나 주변의 다른 마을로 가자면 보통 해발 4500미터가 넘는 산길을 넘어가야 하므로 보통 체력의 사람들이 다니기에는 힘든 지역이기 때문이다.
사실 티벳은 그리 쉽게,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나’의 의미는 호흡기질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정도다. 이들도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날 빈도는 낮지만 호흡기 질환과 순환계질환은 증세가 악화되면 치명적이므로 주의를 해야하는 것이다. 대부분 티벳여행 중 병원신세를 지거나 숙소에서 누워 고산병 때문에 고생을 한 사람들은 짧은 기간에 충분한 휴식없이 무리한 일정을 잡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틈만 나면 배낭을 매고 지구촌 순방에 나서지만 0.1톤이 좀 못 미치는 체구에 동네 뒷산 오르기도 꺼려하며 아파트가 정전이 되면 11층까지 서너 번 쉬면서 헉헉거리며 오르는 정도의 체질인데 내가 고산병으로 고생한 것도 전날 중국에서 비행기가 결항되는 날 밤 늦게까지 룸메이트였던 젊은 중공군인 오랑캐와 차가운 밤 공기를 쏘여가며 무리를 해서 감기기운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티벳에서의 첫날 티벳여행의 첫 번째 철칙인 ‘충분한 휴식’을 무시하고 첫날부터 거리를 배회했기 때문이었다.


티벳에서 고산병증세로 이틀 동안 휴식을 취하는 바람에 일정은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장거리 여행인 시가체와 간체일정을 포기하고 티벳사원 순례는 비교적 평지에 있어서 그리 체력소모가 많지 않은 세라사원을 들러 보기로 하고 티벳의 대자연은 남쵸호수 방문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티벳에서의 나흘째,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오늘은 남쵸호수를 찾아가기로 랜드크루져를 예약했기 때문에 일찍 일어났다.
함께 가기로 한 도미토리의 한국 청년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다. 예약된 자동차가 이미 도착해 기다리고 있어서 혼자 출발할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면 저 청년들은 비싼 돈을 주고 차량을 빌려야 할 것 같아서 깨워 데리고 나섰다. 다들 눈이 잠이 덜 깬 채로 자켓만 걸치고 차에 오르기에 세수는 해야할 것 아니냐고 하니 자기들은 이젠 티벳식으로 생활한다며 늦었으니 그냥 가자고 한다.


촉촉이 젖은 길에 마주 오는 자동차 헤트라이트의 빛이 반사되는 어두운 라싸시내를 벗어나 청장공로로 들어서니 서서히 산허리에 짙게 드리운 먹구름이 걷히면서 드디어 티벳의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는 평지라 해도 해발 3600미터여서 웬만한 산들은 그리 높아 보이지도 않고 구름도 손에 잡힐 듯이 보였다. 점차 고도를 높이며 산길로 접어드니 이곳은 비가 아닌 눈이 와서 길이 매우 미끄럽다. 왜 티벳에는 4륜구동 자동차만 시내외곽으로 나서는지를 알게 됐다.
저 멀리 산밑으로 사람행렬이 보여 망원경으로 보니 학교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들이었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주변에는 인가가 보이지 않는데 수십 명의 아이들이 어디론지 가고 있는 것이다.
모두들 목에 빨간 스카프를 걸친 것을 보니 이곳이 중국지배의 사회주의체제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차가 미끄러운 산길을 지나는데 이번에는 야크 무리들이 길을 가로막는다. 야크는 고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