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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세상 KENCI/큐브 제로 “ 다시 원점으로”

영화 큐브는 캐나다에서 20대 초반의 신인 여자 감독이 저예산으로 영화를 제작해, 제작비 대비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이다.


영화 큐브의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엔딩과, 흥행한 영화에는 속편을 제작한다는 영화계 논리에 따라 미국 할리우드에서 ‘하이퍼 큐브’란 이름으로 큐브 2편을 만들었다. 큐브 시리즈는 원래 1편이 만들어질 때부터 속편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1편이 예상 밖으로 성공을 하자 제작사에서 그 속편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감독이 바뀐 건 1편의 감독이 2편은 맡지 않겠다는 의향을 표시해서인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큐브2는 전편과는 달리 저예산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미스테리 스릴러물을 만든다라는 큐브1편 감독의 생각을 이어나가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단지 전편보다 영상적으로 화려하고, 미국 특유의 정부가 개입된 음모론으로 관객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밖에 성공을 못했다.
새하얀색의 방들은 큐브 1편만큼의 폐쇄적인 밀실 공포감을 충분히 발휘 못했을 뿐더러, 전편에서 익숙해진 낯선 공간만 가지고는 관객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 어려워져서 영화 흥행을 점치기 힘들었다.


이렇게 각 시리즈가 나올 때 마다 분분한 영화에 대한 엇갈린 평가와, 이해하기 힘든 영화 설정들을 가지고 큐브제로가 나왔다. 영화 제작도 미국 헐리우드에서 다시 캐나다로 돌아왔다. 큐브 제로에서는 2편과 같은 화려한 영상은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전체적인 영화 구성은 1편으로 되돌아간 듯하다. 하지만 영화를 계속 보다보면 큐브제로는 보다 앞선 영상 기술로 2편을 압도하겠다는 감독의 생각은 보이지 않는다. 1, 2편과는 또 다른 큐브 제로의 감독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이전까진 없었던 큐브 관리자란 역할을 맡은 인물들, 큐브를 조종하는 이들, 그리고 그 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비밀 기관의 사람들과 베일에 둘러싸인 음모이다.
이로써 지금까지 큐브 시리즈를 보면서 의문스러웠던 점들이 하나하나 풀리기 시작한다. 정부가 확실히 여기에 개입돼 있는가, 왜 이런 실험을 하는가, 어디까지가 실험 대상인가, 왜 이곳에 들어왔는가, 어떻게 이곳에 들어 왔는가 등을 말이다.


마지막의 반전도 큐브 시리즈를 쭉 봐왔던 사람이라면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왜 이 영화의 제목이 ‘큐브3’이 아니고 ‘큐브 제로’인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큐브 제로를 흥행을 노린 큐브의 아류작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큐브라는 이름에 얽매이지 않고 기대하지 않고 본다면 볼만하다고 말한다. 또는 1, 2편과는 다른 감독이 속편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스토리를 붙여 놓았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식상한 소재라고 말하는 이들은 이제 이런 류의 영화에 익숙해져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큐브가 제일 처음 나왔을 때, 그리고 한편 한편 나올 때마다 관객의 생각보다 앞서는 충격을 계속 주고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영화에 대한 놀라움을 느낀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확실히 큐브 제로는 지금까지의 모든 내용의 원론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영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큐브 제로는 시리즈물로서의 독립된 한편의 영화로 충분히 가치를 발휘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감독과 스토리 작가가 관객과 두뇌대결을 하기 원한다면 관객들은 기꺼이 그 도전을 받아 드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