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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세상 KENCI/나비효과 하나를 바꾸면 모든 것이 바뀐다

2004년, 내가 보았던 영화중 가장 스토리가 탄탄하다고 느꼈던 영화는 나비효과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크리스토퍼놀란 감독의 메멘토와 비슷하게 시간을 꼬아서 만든 영화이다. 메멘토는 주인공의 단기기억상실증을 가지고 영화를 풀어나가는 힘을 받은 것에 반해 나비효과는 자신의 과거와 현실이 연결돼 있다는 초현실적인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이끌어나간다.
첫부분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어느 미친 듯한 남자가 나타나서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계획을 누군가가 보게 된다면 나의 계획은 실패한 것이고 나는 그녀를 살릴 수가 없다."
주인공인 에반은 부분적인 기억 상실증이 있다. 에반에게 다소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기억을 상실하고 만다.


상실된 기억은 결정적인 순간에 발생한 사실이고 에반은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을 잃어버리는 에반은 자신의 생활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일을 일기로 기록한다. 에반의 아버지는 현재 정신병자이며 아주 위험한 사람으로 보여주면서 영화는 시작됐다.
결국 에반의 시점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렇게 갑자기 기억이 잊혀져 버린 기억들 사이에 에반의 어린 시절을 지나 에반은 이사를 가고 7년 후가 펼쳐진다. 어느덧 에반은 인간의 기억과 관련된 학문을 전공하는 뛰어난 대학생이 돼있고 자신이 이사한 이후부터는 기억을 하지 못하는 일이 한번도 없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던 도중 자신이 썼던 일기장을 펴보게 되는 에반. 그리고 여기서부터! 이 영화가 가지는 특별한 영화적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에반은 그 일기장을 보면서 과거의 자기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영화의 설정은 어렸을 때 기억의 잃어버렸던 부분이 현실의 자기가 과거로 돌아가서 채워 넣은 빈공간이라고 설정한다.
약간 복잡한 면은 있지만 설명하면 이렇다. 에반이 어렸을 때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잠시 기억을 잃고 정신을 차려보니 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려고 자기에게 위협을 가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사이의 시간을 기억 못하는 에반은 이상한 생각을 가지면서 살아가게되고 그사이의 시간적 공간은 에반이 크고 나서 일기장을 보고 그시기를 회상하게 될 때 다시 그 과거로 돌아가서 그 시간의 기억을 채우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을 만드는 감독의 생각도 신선했다. 나비효과는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의 반대편에서는 큰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말고 어떤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이 영화에서 말하는 것은 이 나비효과라는 것과 큰 연관성이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갈림길에 서게 된다. 그 선택의 기로에서 어쩔 수 없이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되고 그것을 운명이라 여기며 살게 된다.
이 영화에서 에반이 자신의 과거 잃어버린 기억을 현재의 생각으로 다시 살게 되면서 여러 가지 다른 미래의 모습이 펼쳐지게 되는 것을 보면 우리의 순간의 선택이 큰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이라는 참으로 오묘한 것을 소재로 탄탄한 시나리오로 만들어낸 감독의 역량을 느낄 수 있는 수작이라고 느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과거의 선택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선택들은 과연 옳았던 것일까.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조금 더 좋은 현재와 미래가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렇다고 지금 에반처럼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는 일. 우리는 그런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현재에서 가장 바람직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의 선택은 후회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우리가 후회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과거를 솔직한 눈으로 쳐다보고 그것으로 인해 우리가 현실을 좀더 충실히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과거의 의미는 충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