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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CI/단국치대영화동아리]영화세상/‘69’ 브레이크 없는 젊음의 질주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
인생즐기기 맘껏 보여줘

 

영화를 평하기 전에 미리 말해야 할 사실은 나는 영화<69>의 원작 소설<69>의 작가 ‘무라카미 류’의 광팬이다. 일본에서 무라카미 류는 소설가로서 뿐만 아니라 방송인으로서, 라디오 진행자로서, 스포츠, 와인, 음악, 여행 관련 잡지 투고 작가로서, 한마디로 그 자유 분방함을 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왕성한 활동답게 그 에너지를 한껏 불어넣은 작품이 소설<69>이다.
<69>는 무라카미 류의 작품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원작이니 나로서는 안 볼수가 없는 영화였다.


발칙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영화 제목 <69>의 의미는 1969년을 말하는 것이다. 1969년은 랭보, 아이언 버터플라이, 레이디 제인, 다니엘 콘반디, 알랭 들롱, 웨스 몽고메리, 레드 제플린, 벨벳 언더그라운드 등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을때. 특히 <69>의 주인공 겐의 1969년은 그런 단어들로 점철된 해였다. 이 영화의 성격을 나타내는 한 마디 말,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주인공 겐은 학교를 바리케이드 봉쇄하고, 돼지 사육 같은 매스게임을 중단시키고,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 는 구호를 걸고, 그것도 모자라 당시 서양을 휩쓸던 혁명과 히피 문화의 자유로움을 본따 ‘페스티벌’을 열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그는 단지 짝사랑 하는 여학생이 ‘데모, 바리케이트 봉쇄하는 학생이 좋다’ 라는 말 한마디에 혹에서 재미 삼아 한 행동이었을 뿐, 그의 행동은 혁명 이념이나, 사상, 예술 같은 거창하고 무거운 가치에는 관련없었다. 우리의 학창 시절을 되돌아 보자. 그 누가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위해 무기정학 당하는 것도 불사하고, 학교를 점거하고, 자기 마음대로 페스티벌에서 신나게 기타를 쳤었는가….


소설의 문체도 참 맘에 들었지만, 영화의 역동적인 카메라 편집도 원작의 분위기에 잘 맞췄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에 주연한 ‘츠마부키 사토시’가 일본의 꽃미남 배우란 칭호답게 너무 잘생겨서 원작 속의 적당적당하게 생긴 주인공이랑은 이미지가 달라 의아해 했지만, 영화를 보다보니깐 역시 좋았다. 영화속의 등장인물들의 끊임없는 질주에 녀석들의 젊음은 너무나 찬란하다. 영화를 지켜보다 왜 나의 학창시절에는 저들처럼 더 즐겁게 살지 못했는가 하는 가슴 속 깊은 곳에 후회하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인생을 즐겁게 즐기기 위해서는 영화처럼 투쟁해서 즐거움을 쟁취해야한다. 영화는 즐기는 자가 이긴 자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