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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그리운 금강산 (하나)/이병태

금강산은 약 1천만 년 전, 신생대 제3기 중세 이후에 진행된 경동성요곡운동(傾動性謠曲運動)으로 형성되었다. 지반(地盤)을 이루는 암석은 흑운모화강암과 화강편마암이 거의 대부분이다. 수직절리와 수평절리가 복합절리(複合節理)를 이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별난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금강산은 오늘의 북측 금강군 고성군 통천군 그리고 남측 고성군 지역을 통틀어 말한다.


금강산과 그 주변에는 원시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를 거치면서 우리의 조상들은 이 아름다운 금강산을 곁에 두고 생활터전과 삶을 보다 더 풍요롭게 하여 왔다.
금강산은 일찍이 중국(唐 宋 明)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졌지만 1800년대 말부터는 유럽사람들에게도 소문난 산이 되었다.


문장 시 글 묵(墨)을 그냥 두지 못하는 선현들이 유람하고 남긴 문장이나 그림은 금강산을 명산으로 만들다 못해 금강산 이름을 듣기만 하면 꿈에서라도 꼭 가 보아야 하고 반드시 올라야 하는 산으로 만들고 말았다.


1902년부터 1903년까지 서울 주재 이탈리아 총영사였던 외교관 까를로 로제티는 귀국하여 한국의 구석구석을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자세하게 쓴 책을 냈다.
그는 우리나라의 지형을 이탈리아와 비슷하게 보았다. 특히 흰머리산(白頭山)은 알프스를 연상시키고 금강산 봉우리와 그 거대한 산줄기는 국토를 세로로 갈라놓았는데 한국의 알펜니노라고 했다.


핀란드 사람이 원산에 살면서 한국에 스키를 보급시켰다는 설이 있다. 국토분단 이전에는 으레 삼방(三房) 스키장이 스키인들의 메카였다. 이른바 은행령(銀行嶺)으로 부르던 외금강 스키는 등산스키나 레저스키의 고장으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철도국이 선전하여 명승산천과 더불어 유명해졌다. 금강산은 현대스키의 시발점이다.


4년 전, 나는 정형외과 전문의로부터 스키절대금지령을 받았다. X-선 사진에 나타난 골격을 보고 판단을 내려준 것이다. 그때 나는 신형 카빙스키와 새 부츠를 막 사놓고 손자놈들과 눈 위에서 놀아보려고 했던 인간적인 꿈이 사라졌다.


스키에 첫눈을 뜨게 한 사람은 서울대 치대 초대산악회장 오흥조 선배이다.
1989년 5월 오흥조 선배는 역시 서울대 치대 후배 황영휘(1994년 작고)등 일행 5명이 금강산에서 7박8일간 현지 안내인 2명과 초청인 2명과 함께 외금강, 내금강 등의 암벽등반과 비로봉을 등정했다. 북측내 이동은 헬리콥터 지원을 받았다. 오흥조 황영휘 일행의 이 행사는 남북분단 이후 첫 등반행사로 꼽고 있다.
일부만 개방된 금강산에 미친 나는 온정리에서 멀리 보이는 비로봉(1638m)이 보일 때면 나만의 희망이 솟구친다.

 

이병태

- 수필가, 1981년  "현대문학" 등단

- 종로구 이병태 치과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