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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의 지구촌 여행]사막도시서 ‘문화 오아시스’ 만나다 L.A 미술박물관 ‘게티센터’


석유 대부호의 개인 미술박물관
바닥부터 벽까지 석회암 장식
렘브란트·세잔 등 유명작품 즐비
선인장 가득한 L.A. 전경이 ‘한눈에’
일반인 무료개방·문화 교육장 각광

 

이번 미국여행은 지난 4월 중순 독일의 쾰른에서 개최된 IDS 국제치과기자재 전시회에 이어 10월 초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되었던 ADA 참가를 위한 신협의 공식출장이었다. 평소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 회사일로 외국출장을 다녀오게 되면 회사돈으로 외국여행을 한다며 부러워했는데, 막상 내가 신협 일로 4박 5일의 빠듯한 일정으로 미국여행길에 나서게 되니 역시 남의 돈으로 외국여행을 한다는 것이 그리 좋은 일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ADA에 참가하는 다른 신협대표단은 그래도 일찌감치 항공권을 예약하여 대한항공 직항편으로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었지만, 나는 출발 3일전 갑작스럽게 ADA 참관을 결정한 탓에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타이페이를 경유하는 L.A.행 EVA 항공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따지고 보니 미국 땅에 머무른 시간과 비행기와 갈아타기 위해 길에서 버린 시간이 거의 비슷할 정도로 피곤한 여행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건진 것은 경유지인 L.A.에서 잠시 틈을 내어 선인장이 어울리는 삭막한 사막의 도시에서 게티센터라는 오아시스를 찾은 것이었다. 게티센터는 유명한 미국의 석유사업가인 폴게티 가문이 만든 개인박물관이지만 유럽에 비해 문화적인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미국이 내세울 수 있는 몇 개 안되는 훌륭한 박물관 중의 하나다. 폴게티는 석유사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미국의 유명한 기업인 가문으로 할아버지 JEAN PAUL GETTY(1892∼1976), 그리고 그의 아들인 SIR JOHN PAUL GETTY(1932∼2003)은 미술품수집가로서의 명성도 갖고 있었는데 자신들의 소장품을 훌륭한 전시관과 함께 일반인들한테 개방한 것이다.


L.A.의 405번 도로를 따라 서북쪽으로 올라가 산 중턱에 세워진 게티센터는 우선 입장료가 없다는 것부터가 파격적이었다. 폴게티 박물관은 개인의 소장품을 대중에게 공개하였다는 것도 그렇지만 그 어마어마한 시설을 무료로 공개할 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문제에도 신경을 써서 공익차원에서 부의 사회환원이란 면에서 모범이 되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아무리 돈이 많은 사업가가 만든 것이라 해도 이를 유지하는데 엄청난 돈이 들텐데 많은 직원들을 거느린 게티센터를 무료로 운영한다는 것은 어떻게 돈을 벌었냐는 것보다는 어떻게 돈을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귀감을 보여준 것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전에도 L.A.는 여러 번 방문하였는데 미술에 그리 큰 관심이 없는 탓도 있었지만 게티센터가 전에는 산타모니카에서 북쪽에 위치한 말리부 비치의 외딴 곳에 있어서 자동차가 없이는 찾기 어렵고 그렇다고 택시를 타자니 왕복으로 치면 웬만한 국내선항공요금과 맞먹어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이젠 L.A.다운타운 안으로 이전했다는 소식을 듣고 작심하고 찾아가게 되었다.


박물관이 들어선 곳은 L.A.의 시내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명당이었다. 미술품에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L.A.의 전경을 조망하기 위해 들러보아도 좋을 만한 곳이기도 하다. 405번 도로변 입구의 주차장에서 박물관이 들어선 언덕까지는 트램카를 이용하게 되어 있다. 가급적 많은 관람객들을 배려하려는 것과 환경보호라는 차원이라고 한다. 자동차는 입구의 주차장에 주차하는데 박물관 입장료는 없지만 자동차를 가지고 온 관람객은 주차료만 7달러를 받고 있으며 대중교통 수단이 변변치 않은 L.A.에서 버스노선이 들어선 것으로 보아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트램카로 바꿔타고 게티센터의 입구 광장에 내리면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게티센터를 찾는 방문객의 입이 벌어지게 된다. 광장 바닥과 건물벽을 장식한 석회암들은 지진이 많은 캘리포니아의 지형에 대비하여 스테인레스 앵커로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광장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가운데의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