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5 (수)

  • 맑음동두천 19.9℃
  • 맑음강릉 20.8℃
  • 맑음서울 21.2℃
  • 구름조금대전 21.9℃
  • 흐림대구 19.0℃
  • 구름많음울산 21.0℃
  • 구름많음광주 22.5℃
  • 구름많음부산 23.1℃
  • 구름많음고창 22.6℃
  • 구름조금제주 25.8℃
  • 맑음강화 19.7℃
  • 구름조금보은 19.7℃
  • 구름많음금산 20.0℃
  • 구름조금강진군 23.7℃
  • 구름많음경주시 ℃
  • 구름많음거제 21.5℃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문인의 향연 치과의사문인회](수필)광복 60년과 치과 반세기/황규선

광복 60주년을 맞이하는 감회는 개인적인 성정이나 이념에 따라 많은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 치과인에게는 그리 많은 편차는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선 치과학은 어떤 이념이나, 사상. 의식에 관여하지 않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일 뿐만 아니라 인종이나, 정치, 종교, 문학 등 순수 인문학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생명과학의 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요즘 각종 언론 매체를 보면 광복 60주년에 대한 미묘한 지난 일에만 너무 얽매이게 하려는 듯한 좌파적인 여론을 조성하거나 정당한 보수전통을 극우로 매도하는 묘한 움직임을 감지하게 하기도 한다. 지난 날 눈 한번 흘긴 사람에게 앙갚음을 하겠다는 사사로움을 확 털어버리고 진실로 미래를 향한 진취적인 관용과 수용의 마음가짐으로 자기 자신을 먼저 자책하고 자성하는 면모를 보여주어야 할 것 이다.


이 같은 일들은 공연한 나의 노파심의 발로임을 자인하며 우리 치과계의 광복 60주년, 그것도 6·25를 전후한 시대의 치의학계를 되돌아보는 것으로써 한정하고자 한다.
본인은 1956년에 치대에 입학, 60년에 졸업하고 13년간이란 긴 세월을 치과 군의관으로 봉직하였다. 우리 치과계의 역사에 관하여는 기창덕 선생님이나, 이한수 선생님 등 출중한 분들이 치과계의 역사를 잘 기술, 편찬하신 바 있고 젊은 학도 신재의 선생의 ‘근대 한국 치의학사’를 편저함에 이르러서는 참으로 좋은 맥락이 확립됨을 감사히 여기는 바 이다.
다만 본인이 술회하고자 하는 것은 요즈음 젊은 치과 의사들께서는 생소한 이야기 일수도 있겠으나 노.장년기의 동학인들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별난 학술 세미나가 있었음을 기억하고 계실 것이다.


즉 38선 치과 학술회의 (38th Parallel Dental Seminar)에 대한 소회를 더듬어 보고자 함이다. 
명칭이 말해주듯이 ‘38선 치과학회’는 주한 미군치과 군의관이 주측이 되어 만들어진 세미나로서 6·25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미군소령 maj Carius라는치과 군의관을 추모하여 미군 용산기지내에 ‘Carius Dental Clinic’이라 명명한 치과 병원에 근무하던 치과 군의관을 주축으로 주한 미군치과 군의관과 한국군 치과군의관과의 친선모임이 차츰 확대되어 치과대학 교수님들과 관심 있는 일반 치과의사들까지 확대된 세미나로 발전하고 활발한 학회로 성장한 것이다. 이 38선 치과 세미나가 한국 치과계에 미친 영향은 높은 평가를 받음이 마땅하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당시만 해도 Food Engien을 사용하는 열악한 일반의원이 있기도 했고 X-ray는 거의 엄두도 못내고 더욱이 에어 터빈이나 High speed는 감히 생각도 못 할 때 였었다.


그런데 미군병원에는 하이 스피드 엔진에 핸드피스를 사용하였으니 당시로서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O.J.T(On The Job Training)코스라는 제도를 두어 한국군 치과 군의관을 선발하여 각 지구 미군 의무시설에 배치하여 6개월 내지 1년간의 실습기간을 주어 선진 기술을 습득케 함은 치과계를 혁신시키는데 큰 공헌을 하게 되고 나아가서는 한국군 치과군의관을 미국 본토의 치과병원에 유학시켜 미국식 치과교육에 대한 열망을 불러 일으켰다.


이 38선 치과 세미나가 호시가 되어 미국 유학 붐이 조성되고 그 결과 한국 치과계에 일본식 치과 교육이 미국식 치과 교육시스템으로 정립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역사의 발전이나 학문의 발전은 어떤 필연적인 요인이 작용하게 마련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6·25라는 한 사건이 필연이든, 우연이든 우리 치과계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고 평가해도 손색이 없겠기에 광복 60주년을 회고하며 반세기 우리 치과계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됨을 자족하면서 미숙한 저의 견해가 혹 잘못되었더라도 한 개인의 사사로운 생각으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로 치부하시고 관용으로 받아주심을 기원하는 바 이다.


 2005년 광복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