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제일 많이 이루어지는 행위 중에 하나가 발치이다. 발치는 치과의사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가장 오래된 전통을 가진 치과치료행위이다. 그래서 어느 치과의사든 발치는 기본적으로 수행할 수 있거나 수행될 수 있는 치료로 인식되어 있다. 심지어 발치는 아주 간단하고 초보적인 행위 중의 하나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발치가 그리 쉬운 치료행위가 아니라는 것은 다음의 사건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환자는 썩은 어금니를 치료하기 위하여 피고(치과의사)가 운영하는 치과의원에 갔다가 치아를 해 넣으려면 사랑니를 발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좌측 하악 제2대구치와 제3대구치(사랑니)를 발치하였습니다. 피고(치과의사)는 발치 후 3일분의 약을 직접 지어 주면서 한꺼번에 치아 2개를 발치하였으니 아래턱 부분이 붓고 통증이 있을 것이라며 이 약을 복용하고 얼음찜질을 열심히 한 뒤 일주일후에 실밥을 뽑으러 오라고 하였습니다.

환자는 치과의사의 지시대로 집에 가서 얼음찜질을 하고 약을 복용하였지만 아래턱 주위와 목이 붓고 열이 나며 오한 및 통증까지 심해져서 하는 수 없이 다시 치과의원을 찾아가 그동안의 증세를 설명하였고 통증을 호소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약처방전을 써 줄 테니 약국에서 약을 타 먹으라고 하였습니다. 환자는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 가서 약을 타다가 복용하였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아래턱과 목 부분이 붓고 통증은 계속되었습니다. 발치후 1주일쯤 외출 중에 환자는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사망하였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원고 측의 청구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 ○○○ 는 발치 후에 갑자기 아래턱과 목 부분이 붓고 고열과 오한이 있는 등 루드비히 안기나 증상으로 의심이 가는 상태였습니다.

또한 루드비히 안기나는 구강외과적 질환으로서 치사율이 높고 매우 빠른 진행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 발견하여 즉시 강력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 외에 절개수술을 실시하여 환부의 농을 제거함과 동시에 농에 대한 세균배양검사를 조기에 실시하여 세균의 종류에 따른 적합한 항생제를 투여함으로써 패혈증 등으로 발전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피고는 치아를 발치하고 일주일 후에 실밥을 뽑으러 오라고만 하였으며 사흘 후 통증을 견디지 못하여 피고를 찾아가 증상을 호소하였는바 치아 발치 후 3일간 계속 이런 증상을 보이면 루드비히 안기나 증상을 의심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막연히 치아 2개의 치아를 한꺼번에 발치하여 그러는 것이라면서 처방전을 써 주어 약국에서 약을 조제하여 복용하도록 하였을 뿐 따로 루드비히 안기나 증상으로 의심된다든지 계속해서 아래턱과 목이 붓고 열과 오한이 있으면 다시 피고에게 오거나 종합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라는 설명도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치과에서 위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환자가족 뿐만 아니라 치과의사를 비롯해 모든 사람이 당황스럽고 놀랄 것이다. 대부분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 날 수 있는가에 대해 의아해 할 것이다. 그런 생각의 이면에는 치과에서 치료하는 진료나 그에 따른 행위들이 별거 아니라는 의식이 우리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대부분 많은 경우에 별 이상 없이 치과치료가 행하여지고 있으며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하여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이런 일이 생기고 나면 그 사실에 대해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시행하는 치과치료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결과를 나타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중에는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촉발될 수 있는 인자를 포함하는 여러 가지 다양한 변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검사되지 않는다면 치과진료에 의한 위험성에 노출되고 만다.

특히 발치로 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