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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향연](수필)발왕산을 오르다/최단

 


용평리조트는 겨울철 스키어들의 천국이다.
백두대간의 중간에 위치한 해발 1485m의 발왕산.


그 산자락에 용평리조트가 있고 스키장이 자리하고 있다.
10여년 만에 찾은 이 곳은 주인도 바뀌고 옛날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발왕산 정상까지 스키장이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드래건플라자에서 정상까지 2,5㎞를 곤돌라를 타고 오르면 정상에 드래건 픽이라는 산장이 자리하고 있고 스키어들은 그곳에서부터 까마득한 아래로 내려오는 긴 활강코스이다.
정상에 오르면 동쪽은 동해바다와 강릉시가 보이고 서쪽은 겹겹이 산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져있고 북쪽은 오대산, 설악산 남쪽은 소백산이 보인다.
태백산맥의 허리, 마치 말 잔등에 올라타 채찍을 치면 하늘로 오를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안개처럼 구름이 밀려와 사라져간다.


백두대간의 허리부분에 있는 발왕산의 정상까지 확장한 스키활강코스를 스키어들은 환영하겠지만 자연 환경론자들은 못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몇 년 전 신문지상에 이곳 발왕산의 개발을 가지고 갑론을박을 한 기사를 본 것 같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면 다소 간의 산림훼손이 있더라도 발왕산을 개발하여야 한다는 체육인들의 청원과 함께 한동안 시끌시끌하였는데 그 후론 잠잠하여 우리 기억 속에 사라지고 말았던 일이었는데 오늘 막상 이곳에 올라와 보니 그 때 일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이렇게 시설을 하려면 곤돌라가 지나가는 곳은 벌채를 하여야 하고 정상부근의 주목군락지의 훼손은 불가피한 것이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오면서 곳곳에 시공자들의 성의가 눈에 띈다. 주목을 옮겨 심은  곳이 여러 군데 보이고 제법 신경을 쓴 흔적을 보고 그나마 다행스러워보였다.
환경론자들의 눈에는 발왕산 개발 허가 자체가 문제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백두대간의 훼손은 있을 수 없는 것이며 자연 생태계의 파괴는 용납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하기야 백두대간의 훼손이 어찌 이곳뿐이랴,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석을 얻기 위해 산 자체를 허물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발가벗겨 보기도 흉물스러운 곳이 여러 군데 있으며 산 하나가 통째로 없어지거나 채석을 위해 산을 반 토막으로 잘려나간 곳을 매스컴을 통하여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 산림훼손은 누구나 반대하고 나 또한 찬동할 수 없다.
시멘트산업은 이런 관계로 사향산업이며 선진국에서는 기피하고 점차 후진국의 산업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발왕산의 경우와는 다르다.
산림은 그대로 두고 곤돌라로 올라가는 길만 훼손하는 것이다.
외국 여행 중 스위스나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발왕산의 경우 같은 곳을 많이 본다. 선진국일수록 자연훼손을 극소화하고 시민들의 편의를 극대화 하는 것을 본다. 특히 이런 시설로 노약자들도 정상에 올라 즐긴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이 꼭 젊은이들의 전용물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무분별한 등산코스의 개발과 아무 곳이나 쓰레기를 버려 산을 오염 시키는 행위, 계곡이면 으레 텐트를 치고 밥 해먹고 술 마시고 고성방가 하는 사람들, 등산객의 몰지각한 산불 위험이 따르는 부주의한 작태, 공중도덕이 땅에 떨어져 산림보호자들이 그런사람의 뒤치다꺼리에 골머리를 앓고 그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를 헬리콥터로 옮기는 것을 TV를 통하여 우리는 많이 본다. 오히려 산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보면 이런 곤돌라로 올라와 한정된 장소에서 자연을 보고 즐기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시설이라면 좀더 확대해서 설악산이나 한라산 등등의 여러 곳에 만들어 놓았으면 좋겠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족단위로 산 정상에 올라와 자연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


젊었을 때 설악산 등정도 해보았으나 나이 들어 가 보고 싶은 충동은 있으나 체력의 한계를 느껴 옛날 가 보았던 추억으로 만족해야만 하고 있다.
외국의 명산에도 이런 시설을 많이 본다. 스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