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토)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김동주의 지구촌 여행]지구촌 성문화/동성애 권리 ‘무지개 빛깔’


“Gay Only 아니라 Gay friendly”
무지개 깃발·무늬 동성애 상징
성적 취향이 관광상품이며, 문화
터기·헝가리 증기탕 ‘함맘’ 명소
일부다처제 중동지역 동성애 주요인
태국선 트렌스젠더 관광산업 ‘성업’

 

“똑똑….”
벌써 세 번째다. 첫 번째는 객실에 물주전자를 가져다주었고, 한 시간 후에는 늦은 밤인데도 욕실의 타월을 새로 가져다주었는데 30분도 안돼 또 호텔직원이 찾아온 모양이다. 내가 투숙한 호텔은 특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별 셋 정도의 이름이 알려진 호텔이어서 처음에는 무척 친절한 사람들로만 여겼는데 잠이 들려는 마당에 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 것이다.
“Anything else, Sir?…."


아, 이 친구가 팁을 안 주어서 그렇구나 하고 얼른 지갑에서 1달러를 주었더니 머뭇거리며 돈을 되돌려 주면서 싱긋 웃기만 한다. 순간 나는 그의 호의를 내가 너무 무시했나 하고 당황하였지만 그 다음에 호텔룸보이의 얘기가 나를 놀라게 하였다.


“Sir, You don"t like lady?"
아하, 그런 뜻이었구나.
“No, no lady! I don"t like lady."
“No lady?…. then you want a man?"
17년전 인도여행에 나설 때 방콕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때만해도 외국에서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을 때라 그냥 No! 했어도 될 것을 호텔룸보이의 질문을 그대로 따라 I don"t like lady라고 답했으니 그런 질문이 머뭇거림 없이 나온 질문이다.


어쨌든 나는 방콕의 웬만한 호텔에서는 성인 남자가 홀로 투숙하는 것을 그대로 넘어가지는 않는 곳이고, 말로만 듣던 동성애문화가 생각보다는 많이 노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내가 동성애자들을 처음으로 직접 목격한 것도 가족과 함께 태국을 여행하였을 때였다. 지금은 한국인들이 가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방콕의 칼립소쇼, 파타야와 푸켓의 알카자쇼 등이 평범한 쇼의 내용에 비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도 출연자들이 여장남자 또는 트랜스젠더라는 것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이들 공연장이 퇴폐적인 환락가가 아니라 유명한 관광지의 잘 꾸며진 전용공연장에서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모든 계층의 관광객들한테 소개하고 있으니 명실공히 성스런 불교문화와 함께 성스런 섹스문화가 태국의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뿌리를 내린 것이다.
그리고 몇 년후 미국 인디애나에서 공부하고 있는 동생집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할 때 샌프란시스코에 들렀을 때의 일이었다. 쿠바의 수상이름과 같아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카스트로 거리를 지나니 도로변의 예쁜 집들이 서너 집 걸러서 지붕에 무지개 깃발이 걸린 것을 보게 되었다.
그곳이 미국에서 동성애자들이 모여사는 곳이라는 것을 택시기사로부터 설명을 들었고 무지개무늬가 동성애를 의미한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되었다.


그 후 유럽을 여행할 때 시내 뒷골목을 거닐다 보면 무지개무늬의 메뉴판을 입구에 내건 식당과 카페들을 보게 되었고 어떤 식당들은 깃발까지 내건 집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이스의 미코노스섬을 여행할 때의 일이었다. 미코노스섬은 커피광고에 나오는 곳으로 산토리니섬과 함께 에게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휴양지이다. 나는 공항에 내려 여행안내소에 의뢰하여 바닷가와는 좀 떨어졌지만 미코노스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호텔에 투숙하게 되었다. 다음날 마을로 내려와 이곳저곳 다니다가 식당에서 일본인 대학생을 만나게 되었다. 이곳은 원래 동양인들이 많이 찾지를 않는 곳이기도 하였지만 그의 목에도 나처럼 두 대의 카메라가 매달린 탓에 다른 곳에서 만난 일본인 보다는 그래도 친근하게 느껴져서 합석하게 되었는데 그 학생의 손에 든 가이드북에는 내가 투숙한 호텔이 게이호텔로 소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날 밤 호텔로 돌아가 호텔지배인한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호텔에 투숙한 동성애커플이 동성애모임에서 그 호텔을 칭찬하여 많은 게이들이 찾게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