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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CI/단국치대영화동아리]영화세상/뮌휀 “두배로 갚아준다” 유대인·아랍인 ‘복수혈전’

스필버그식 ‘역사 다큐’ 느낌
긴 런닝타임 긴박감 떨어져
일방적인 유대인 편들기 ‘흠집’

 

전세계인이 환호하고 열광하는 그 순간에 일어난 끔찍한 테러.
오랜 세월 행해지고 현재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유대인과 아랍인의 죽고 죽이는 살육이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올림픽 한가운데에서 자행된다.


영화는 그 역사적인 사실과 복수극이란 허구를 결합시켰다. 정말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앙갚음에 앙갚음의 연속. 피는 피를 부르고 오직 자신들의 입장만 주장하고 그에 따른 희생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두 민족의 첨예한 대립이 한치 앞을 보지 못할 정도로 최악으로 치닫고 결국은 허무한 복수만이 남을 뿐이었다.


끝없이 대립하는 두 민족과 서로가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계속 될 비극… 이 싸움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알수가 없었다. 언제까지 계속되고 끝도 안 보이는 이 싸움에서 희생되는 것은 국가에 충성했지만 결국은 이용되는 사람들이었다.
뮌헨 테러의 희생자인 유대인들도 테러를 감행한 아랍인들도 어느쪽도 동정의 여지가 없었다. 뮌헨의 복수를 하기 위해 그 배후를 암살하는 주인공들도, 그들을 또다시 암살하는 이들도 결국은 역사의 희생물이었다.


초반 뮌헨 테러의 배후인물들이 암살될때까지는 괜찮은 전개였다. 하지만 매우 긴 런닝타임과 타킷을 암살하기 위한 과정이 너무 길고 지루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주인공들의 복잡한 심리묘사도 에릭바나에게만 치중되고 스토리도 에릭바나의 중심으로만 전개되어 그의 동료들에 대한 표현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 것이 가장 유감이었다.
빠른 전개와 계속되는 암살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느끼는 주인공들의 심리묘사만 잘 표현됐으면 괜찮았을텐데 너무 긴 런닝타임과 주인공 한사람에게만 치중되어 있는 스토리와 허무한 결말은 너무 아쉬웠다.


단지 영화가 아니라 그냥 긴 역사다큐멘터리 한편을 본 느낌이었다.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메시지를 줄려고 하는 의도는 확실했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이 너무 길고 지루한 느낌이었다.
또한 영화에서 철저하게 유대인의 입장으로만 만들고 아랍인들을 철저한 악으로 묘사한 것은 문제였다. 유대인들도 아랍인 못지 않게 학살과 테러의 중심에 있었지만 영화속에서는 대충지나가기만 할 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두 민족의 갈등으로 생겨나는 비극을 알리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같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민족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해에 3편을 제작하고 감독하면서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끝없는 영화제작의 열정을 보이는 스필버그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지만 그의 영화에 대한 재능에 비하면 이번 ‘뮌헨"은 스토리 전개의 부적절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느낌이었다. 스필버그 감독의 팬으로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