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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향연 치과의사문인회](수필)술병 속에서 부활을 꿈꾸는 태즈매니아의 호랑이 (하)/김영진

태즈매니아 호랑이(Tasmanian Tiger)의 학명은 라틴어로 Cynocephalus Thylacinus로써 ‘늑대머리의 주머니 개’라는 뜻이다.


생긴 모양을 보면 머리와 이빨, 주둥이는 늑대와 유사하고 귀는 여우 귀처럼 삼각형으로 곧게 섰다. 날카로운 송곳니는 늑대의 그것보다는 호랑이의 송곳니를 연상케 한다.
네 다리는 개와 비슷하고 발은 뭉툭한 것이 사자의 발과 닮았다. 허리와 궁둥이는 캥거루와 흡사하고 뒷발목이 매우 짧다. 그래서 개처럼 잽싸게 달리기보다는 아마도 캥거루처럼 껑충껑충 뛰면서 꼬리를 버팀대로 사용하기도 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육식동물들은 뒷발목이 길어서 유연하고 빠르게 달리면서도 지구력을 유지한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이러한 능력이 부족했던 태즈매니아 호랑이는 너무 많이 뒤쫓을 필요가 없는 작은 캥거루나 왈라비 따위를 주로 먹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실 태즈매니아 호랑이는 진화 과정에서부터 다른 동물들과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왔다. 현재 어떤 동물이 유전학적으로 태즈매니아 호랑이와 가장 가까운 친척인지 판별이 난해한 것은 진화과정이 여타 동물과 다르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늑대와 캥거루를 짜깁기 해놓은 것 같지만 어깨 부분에서부터 시작되어 13~19개에 이르는 어두운 갈색 가로등무늬와 기다란 꼬리는 영락없는 호랑이의 모습이다. 암컷의 배에 있는 육아 낭은 캥거루의 그것과는 또 완전히 다르다. 즉 캥거루처럼 입구가 앞쪽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뒤쪽으로 향하고 있으며 초승달 모양의 주름으로 된 구조와 4개의 젖꼭지가 있는 모양새는 태즈매니아데빌의 그것과 똑같다. 주둥이는 턱관절이 뱀처럼 이중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거의 180도나 크게 벌릴 수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1만 몇 천년 전 태즈매니아 섬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과 육지로 연결되어있을 때 본토로부터 건너온 이들은 아시아의 호랑이나 아프리카의 사자처럼 대륙에서 가장 높은 생태적 지위를 누리면서 대단한 번영을 구가했던 유대류의 육식동물이다. 유대류란 캥거루나 코알라 등처럼 태반이 원시적이기 때문에 미숙한 새끼를 낳아 한동안 ‘육아낭’이라 불리는 주머니에서 키우는 동물을 말한다. 태즈매니아 호랑이는 유대류의 육식동물 중에서 몸집이 가장 컸다.


일명‘태즈매니아 늑대’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동물은 개활지나 밀림, 초원 등에서 서식했다. 크기는 몸길이 85~130cm, 어깨높이 30~60cm, 꼬리길이 40~60cm정도이고 몸무게는 큰 것이 30kg이상이었다. 주로 단독으로 사냥을 하고 사냥감을 끝까지 쫓아가 잡는 끈기 있는 사냥꾼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서 살았던 태즈매니아 호랑이는 약 5천년 전에 멸종되었다. 멸종 된 이유는 들개의 출현 때문이다. 인근 섬에서 건너온 들개는 집단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태즈매니아 호랑이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사냥을 할 수 있는 맹수였다. 들개들은 태즈매니아 호랑이의 주된 먹이였던 왈라비와 숲왈라비를 타작함으로써 태즈매니아 호랑이를 도태시키는 결과를 야기했다. 당시 이 들개들이 차가운 남쪽바다를 헤엄쳐 건너가지 못했던 까닭에 태즈매니아 섬에는 많은 수의 태즈매니아 호랑이들이 살아남아 있었다. 그러나 영국인을 비롯한 이방인들이 데리고 온 유순한 방목용 양들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연약하고 맛좋은 양들은 태즈매니안이 멋모르고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태즈매니아 호랑이들에게도 너무나 손쉬운 사냥감이 되었고 급기야 정부는 태즈매니아 호랑이에게 현상금을 걸었다.


1888년부터 시작된 현상금 사냥으로 매년 100마리 이상씩 잡혔지만 1905년부터는 그 수가 십 여 마리씩으로 격감하고 1909년에 두 마리가 사냥된 후로는 단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이 시기에 태즈매니아 섬에서는 태즈매니아 호랑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심각한 두 가지의 변동이 일어났다.


즉 반디맨스 랜드 회사에서 살기 좋은 땅들을 개인이나 회사에 분할 매각하고 계곡에서는 벌목이 이루어진 다음 울타리가 둘러쳐지고 수많은 소와 양들이 방목되었다. 이로써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