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멀리서 바라만 보던 어릴 적의 열차
하늘 아래 제일 큰 벌레로
온 산천을 짙푸르게 헤집고
잘도 굼실거리며 지나갔다
정한 시간에 기차를 타면
초침이 소리 내고 가듯이
세월의 마디를 바퀴로 쪼개며
한 장의 차표만큼 여행을 한다
눈빛 들어 들녘을 깨치고
산을 돌아 터널을 빠져나오면
그을린 얼굴은 강물을 만나
제 그림자 씻으며 달리게 되고
서러움 따윈 창 밖의 일
지긋이 눈감았다 다시 떠
도란도란 얘기라도 나누고 있으면
시간은 바삐 달려와 나를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