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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의 지구촌 여행]광활한 모래밭 “한류없인 못살아” 몽골 ‘한류’

교통·의료 등 민간외교 출발
‘생활속 한류’로 자리매김
자동차·담배·먹거리 등
거리마다 한국물품 천지

 

매년 되풀이 되는 일이지만 봄에는 전 국토가 황사로 심한 몸살을 앓게 된다. 안개가 끼여서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경우야 그래도 운치라도 있다고 하겠지만, 온 세상이 누렇게 뜨고 검역절차도 거치지 않은 중국산 수입모래가루가 코와 입으로 밀려들어오는 것은 정말 곤혹스러운 일이다.
황사의 원인으로는 잘 알려진대로 중국대륙에서 황해를 건너온 모래바람이라고 한다. 바다에서는 중국내륙에서 강물을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온 황토가 서해를 황해로 만들어 버리고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하늘에서까지 한반도를 황사로 덮어 버리고 있으니 우리는 중국에 한류(韓流)를 수출하고 중국대륙으로부터는 또 다른 한류(漢流)인 황류(黃流)가 밀려와 피해를 보고 있다.
황사의 진원지로는 중국 뿐만 아니라 중국대륙 깊숙이 있는 몽골사막까지 포함된다고 한다. 사하라사막과 인접한 이집트에서도 매년 봄에 모래바람으로 사막의 길이 실종되기도 한다는데 몽골의 경우도 모래바람의 피해가 적지 않다고 한다.


얼마 전 뉴스를 들으니 대한항공이 신입사원들을 총동원하여 몽골에서 사방사업에 나섰다고 한다. 이는 금년이 처음이 아니라 수년 전부터 대한항공이 몽골에서 연례행사로 펼치는 것이라고 한다.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 황사가 대한항공에 얼마나 피해를 입히는지는 몰라도, 아니면 대한항공이 몽골에서 이벤트성 행사를 펼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교외에 조성하고 있는 인공 숲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으니 ‘대한항공 숲’은 몽골에 뿌리 깊게 내린 한류의 새로운 상징으로 영원히 남게 될 것 같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일본, 중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까지 한류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하지만 몽골의 한류열풍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그 성격이 좀 다른 편이다. 베트남의 하노이 호텔에서도, 방콕의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숙박부를 적을 때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리셉션의 아가씨들이 나도 모르는 드라마 제목과 탤런트 이름을 얘기하면서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을 보면 한류바람의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들이 어렸을 때에는 볼만한 드라마가 없어서 ‘보난자’, ‘전투’, ‘도망자’ 등의 외화가 안방극장의 채널을 독점하였지만 요즘 동남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은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어서가 아니라 당당히 그들 나라의 드라마와 연예인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선 결과이니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몽골의 한류열풍은 배우나 가수 등 스타급 대중연예인들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아무리 한류열풍이 심하다고 해도 DVD, MP3, 음반 등을 통해 그들의 여가생활에 자리잡고 있을 뿐이지만 몽골에서의 한류는 그들의 생활 속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몽골이 국교를 수립한 후 몽골에 뿌리를 내린 한류의 원조는 대한항공이 몽골정부에 무상으로 기증한 제트여객기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때 대한항공이 기증한 제트여객기는 비록 낡고 소음공해가 심해 퇴출될 운명에 빠진 구형인 보잉 727이었지만 당시의 몽골정부와 울란바토르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고 한다. 당시 몽골의 국영항공사인 몽골항공에는 러시아에서 임대해서 사용해온 소련제 구형제트여객기가 있었지만 대한항공으로부터 기증받은 B727은 몽골항공이 소유하게 된 최초의 제트여객기로 기록된다고 하니, 당시 몽골국민들의 반응은 대한항공의 전신인 대한항공공사가 1967년 우리나라 최초로 제트여객기 DC-9를 들여왔을 때의 감격과 같았으리라 생각된다. 이렇게 한 기업에서 출발한 몽골의 한류열풍은 이제 거리에서, 상점에서, 병원에서 그리고 몽골인들의 식탁까지 그들의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우선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 시내 거리를 누비고 다니는 차량들을 지켜보면 차종을 불문하고 가장 많은 것은 현대자동차의 엑셀이다. 승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