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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DENCI(단국치대 영화동아리)]한반도

100년 ‘역사 시계’를 되돌린다면…
유쾌·상쾌·통쾌한 상상


동맹파·자주파 갈등구조 애국심 심어
군함 충돌·정부청사 폭파 장면 압권
“일본을 세계법정에 세우겠다” 명대사
‘한반도’


강우석 감독의 영화 ‘한반도"는 잃어버린 조선의 국새를 되찾아 을사늑약 이후 일본에 넘어간 경의선의 권리를 지킨다는 얼개다. 일제의 강압에 못 이긴 고종 황제가 가짜 국새로 불평등 조약을 체결하고 진짜 국새를 숨겨두었다는 가정에서다.


영화는 100여년 전의 명성황후 시해 사건, 고종 독살 의혹 전후의 조선시대 정치상황을 경의선 철도 개통을 앞둔 가상의 미래에서 일본에 대한 ‘동맹파’와 ‘자주파’로 나뉜 우리나라 정치상황을 비교해 가며 매우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리고 한·일 양국의 군함 출동 장면이나 정부청사 폭파 장면은 박진감이 넘쳐나며 호화 출연진의 연기도 볼 만하다.


“대한민국에서 미국과 일본이 빠져나가면 북한과 똑같이 비참해지는 데 10년도 안 걸려"라는 ‘동맹파"인 국무총리(문성근)의 발언은 관객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에 반해 ‘자주파"인 대통령(안성기)은 “우리의 주권을 또 침해하려는 일본을 세계의 법정에 세우겠습니다"라고 외치며 관객의 공감을 유도했다. 하지만 영화가 막바지에 이르면 영화에서나마 일본의 사과를 받아냈다는 통쾌감은 잠시뿐, 내부의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며 마무리를 한다.
영화 ‘한반도’는 고종황제 당시의 친일파와 비교시 되는 ‘동맹파’가 나쁘다로 끝나는게 아니라 우리가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할지를 생각해보자라고 말하며 끝내는 것이다.


영화의 주된 내용인 대한제국의 국새를 찾아라, 이것만 찾으면 암울했던 100년간의 역사를 되돌릴 수 있다라는 것은 물론 지나친 과장일 것이다. 그러나 현안으로 떠오른 독도문제에 이르면 문제가 달라진다. 일제의 피묻힌 칼날 앞에 선 고종황제의 외로운 싸움과 끝내 독살되고 마는 비운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되풀이되는 듯한 지금의 시대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한반도’는 이러한 시대상황을 바로 보고 바로 잡기 위해 지난 일세기의 역사를 살피자는 것을 구도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한반도’를 보고 일부에서는 ‘또 애국심을 자극하는 그렇고 그런식의 영화"라고 말을 한다. 어떤 입장에서는 그렇게 비난할 수도 있겠다. 즐거움을 위해 영화를 보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한반도’는 다르다. 무언가 생각을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지난 역사에 대한, 또 현재의 외교 정치 상황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한번이라도 느낀 사람이라면 비난 대신 차라리 우리나라, 한반도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조금 더 갖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