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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향연](시) 단풍철에/김영훈 치과의원 (치과의사문인회 작)

푸르던 숨결이 진하게
시간의 계단을 딛고 찾아온
저 붉은 단풍잎 휘날려
내 나태를 깨웁니다

 

때론 도시의 골짝 가로수
그 혼탁의 어둠까지 벗기는 날빛 되어
창 밖을 서성이는 수사의 여인으로
다가와 앉게 됩니다


이런 가을날
허구뿐인 내 일상도
어이없이 침몰하고
그리움은 깊에 물들어 오릅니다

 

담장을 뛰어 넘어오는 다음 봄날에
바닥까지 깔려 있는 것 싹 빗질해
내 신실의 꽃밭 다시 일구어
가슴 엮는 사슬을 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