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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향연](시)한강의 밤/김영훈 김영훈치과의원

지금 밤하늘은 회색빛 천막
별들은 가려져 보이질 않고
집집마다 그 혼불을 끌어내다
크고 작은 등불로 밝히고 있다

 

강가의 가로등은 푸른 눈으로 떠
물너울에 은하수로 흐르면
이따금씩 퍼득거리는 물새들은
별빛을 몰아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강물에 고개를 떨군 사람들
흐린 강심을 내려보고 있다가
풀죽은 달빛에 얼굴을 가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간다

 

강둑에 자리한 어린 풀잎들
가느다란 목을 꼿꼿이 일으키려
길손처럼 바람에 나부끼며
무공해의 새 하늘을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