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가벼울수록 좋아
조금 넉넉한 사이즈 선택을
셔츠에 집업 카디건 매치
스포티한 남성적 매력 물씬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계절 겨울이다. 가을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어느새 내려간 기온은 옷깃을 여미게 만들고 코트며 패딩 점퍼를 서둘러 챙기게 만들고 있다. 겨울엔 일단 춥지 않게 입고보자는 생각 때문에 무조건 두껍게, 과하게 겹쳐서 입게 마련이다. 따뜻하게 겨울을 나기 위한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패션 스타일 측면에서 보자면 이러한 옷 입기는 지양해야 할 방법 중의 하나다. 일단 너무 무겁고 두터운 느낌은 상대방에게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입는 사람조차도 둔한 느낌을 갖게 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들을 패셔너블하게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이 바로 ‘니트’다.

얇고 가벼운 소재감에도 불구하고 보온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꼭 챙겨야 할 아이템이기도 하다. 특히 셔츠나 티셔츠 등 다른 아이템과 매치하면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또한 소재 특유의 질감과 자연스러운 광택은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연출해 주는 의외의 효과도 있다. 하지만 모든 니트가 이렇게 성공적인 패션 아이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선택과 관리가 선행돼야만 니트가 가진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니트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의 촉감이다. 제품을 만져보거나 입었을 때 너무 까칠하거나 따가운 느낌이 드는 것은 일단 피하라. 제품에 표시돼 있는 소재의 혼용률로 어느 정도 선택의 기준을 잡을 수는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입는 사람의 촉각이다.

소재의 품질이 좋지 않아 피부를 너무 자극하거나 표면이 너무 거칠어 자연스럽지 못한 제품은 잘못하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고 니트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없어 역효과를 볼 수도 있다. 촉감이 부드럽고 무게가 가벼울수록 더욱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니트 중에서 최고급이라고 손꼽히고, 섬유의 보석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캐시미어는 매우 얇고 굉장히 가볍다. 촉감은 물론 아기의 피부를 만지는 것처럼 보드랍다. 특히 캐시미어는 특유의 광택과 좋은 색감이 있어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추운 산악 지방에 사는 산양의 가슴 털을 빗어서 떨어지는 부드러운 털만을 소재로 사용한다니 그럴 만도 하다.

니트의 경우 드라이 크리닝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드라이 크리닝을 너무 자주 하면 소재의 신축성이 떨어지고, 표면이 마모돼 좋지 않다. 좋은 니트를 입을 때 일수록 최대한 조심해 깨끗하게 입는 것이 좋다. 또한 보관할 때에도 대충 접어서 옷 사이에 끼워 넣거나 세탁소에서 주는 쇠 옷걸이에 거는 것은 금물이다. 부드러운 소재의 특성 때문에 주름이 심하게 생기거나 늘어나서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가 둥근 옷걸이에 걸거나 차분히 접어서 여유 있는 공간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금 더 센스 있게 니트를 입고 싶다면 조금은 색다른 스타일의 니트를 선택해 보자. 블랙이나 그레이 컬러, 브이넥이나 라운드넥의 평범한 디자인은 피하자. 슬림한 라인의 집업 카디건 니트는 스포티하면서도 남성적인 느낌을 연출해 줄 수 있는 성공적인 아이템이다. 깔끔한 화이트 셔츠에 핑크 타이 그 위에 라이트 그레이 컬러 집업 카디건 니트를 입는다면 센스 만점의 니트 스타일링이 될 것이다. 단색의 지루함을 없앨 수 있는 클래식한 패턴이나 스트라이프 패턴이 들어간 제품은 좀 더 젊은 느낌을 연출해 줄 수 있다.

조금 더 여유롭고 신선한 감각을 표현하고 싶다면 루스한 짜임과 과감한 컬러와 패턴이 사용된 일명 ‘노르딕 스웨터’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아무리 신축성이 뛰어나고 좋은 니트도 몇 번 입으면 살짝 사이즈가 늘어나기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넉넉한 사이즈를 고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점도 기억하자.

민병준 = 남성 패션지 ‘아레나’ 패션&뷰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