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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향연/시]성수교를 지나며 /김 영 훈

잔잔한 물살도 세월로 흘러
나루터 들목마다 닦아 헹구고
하얀 이 드러내 살았던 한강
오늘은 썩은 물로 씻겨가고 있다

 

이편에서 저 너머
그림 같은 뱃길을
떠다니는 물고기같이 목 축이며
신앙처럼 살았던 시절도 전설만 같다


북녘의 산과 강남의 벌판
밀고 당기며 다독거려
이젠 긴 얼굴로 사는 장안
입 속의 프라그는 늘 북적댔다

 

일그러진 서울의 안면 중앙
남산의 콧날 아래 뜬구름으로
어림잡아 걸쳐 놓은 다리였던가
성급한 마음이 헛발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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