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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향연/시]정재영/산 속 아침-우나츠키 마을에서-


꽃을 보면
화내는 사람이 없다고들 한다.
같이 웃는다 한다

 

어디 그럴까
울고 있는데
꽃이 슬퍼하는데


이른 찬바람에
비탈진 묵정밭 하늘은 높고
눈 아직 남아 하얀 눈썹 산
뒤에 숨어
몰래 내려다보는 마을

 


막 눈 뜬 햇볕이 
키 작은 자작나무 가지 위
보이지 않는 새 한 마리로 내려와
아직 열지 않은
커피숍 커텐 닫힌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는 이른 아침

 

간밤 차가운 봄 이슬비에
이제는 허리도 굽어 머리를 숙인
작은 길 모퉁이 노란 꽃나무
그대를 보고 같이 슬퍼하는데

 

누가 꽃을 보면 웃는다 했는가
세월처럼 거짓말을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