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호에 이어 계속>
역량기반(competency-based) 치의학교육은 학생들이 명확히 표명된 교육목표인 역량에 기반을 두고 학습하며, 학생들의 모든 행동 혹은 능력이 치과의사로서 일을 시작할 때 독립적이고 감독 없이 진료를 행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기초과학, 행동과학, 윤리학, 임상치의학과 정보과학의 영역에서 지식과 기술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역량기반 교육은 예를 들자면 “봉사정신과 사명감을 갖춘 치과의사의 양성”과 같은 추상적인 교육의 목표가 아니라, “치과 환자의 통증과 불안을 예방하고, 식별하며,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와 같이 구체적인 교육의 목표들을 설정하게 된다. 

역량기반 치의학교육은 치과의사가 되는 과정이 지식과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문제인식과 문제해결의 능력까지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그 전제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의 치의학교육에서 암묵적으로만 전수되던 비판적 사고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 윤리와 법체계 등도 명확히 치의학교육의 목표로 등장하게 된다.

역량기반교육이 기존의 교육방식과 교육목표의 구체성, 교육과정 구성, 지식의 분화에 대한 입장, 지식의 확장에 대한 태도, 교육방법의 명확성, 교육의 형태, 변화에 대한 준비성, 평가의 방식 등에서 어떻게 다른가를 표로 나타내보면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은 특징을 가진 역량기반 치의학교육은 특히 다음과 같은 사항에 강조점을 두어 운영돼야 한다.

첫째, 통합교과목의 운영이다. 역량기반교육에서는 지식의 분과위주로 과목을 개설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치과의사가 가져야 할 역량을 설정한 후, 그 역량과의 관계성 속에서 지식을 통합해 가르친다.
둘째,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능력과 문제해결능력, 궁극적으로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방법의 모색이다. 강의식, 암기식 교육만으로는 치과의사의 기본적인 역량인 비판적인 사고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줄 수 없고, 수동적이고 순응적인 기술자만을 양성하게 된다. 따라서 문제중심학습이나 팀기반학습 등의 능동적인 학습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셋째, 통합적 임상실습이다. 치과의사의 역량은 학문의 분과별로, 교수들의 전공별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학문의 분과 혹은 전공별 경계를 넘어서 환자를 통합적 전체로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치료도 통합적 이해를 통해 접근하는 임상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더 나아가서는 치과진료 자체가 전일적인 인체와 인간에 대한 배려 속에서 이루어지는 포괄적인 시스템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넷째, 치과의사의 역량을 자연과학·사회과학·인문학의 통합적 관점에서 조망할 필요가 있다. 근대문명 이후 의학과 치의학은 온전히 자연과학의 영역으로만 이해되어 왔기 때문에,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능력도 자연과학의 테두리 내에서만 획득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좋은 치과의사로서 역할을 수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자연과학적 지식과 태도만으로는 목적의 실현이 어렵다. 왜냐하면 좋은 치과의사로서의 역할 수행은 문제에 대한 인식의 능력, 논리적 사유의 능력, 의사결정과 판단력,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의사소통의 능력, 스탭이나 다른 전문가들과의 협동능력, 깊이 있는 윤리의식과 윤리적 결단의 능력 등 사회과학적이거나 인문학적인 능력이 결정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량기반 치의학교육에서는 위와 같은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의 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섯째, 교육평가의 철학과 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역량기반 교육은 교육의 결과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하고, 학습자들이 교육의 결과인 역량을 얼마나 잘 획득하였는지를 평가하도록 하는데 그 초점이 있다. 따라서 치과대학이나 치의학대학원을 졸업하는 학생들이 졸업의 목표로 설정된 역량을 실제로 달성하였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지필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