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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프린트’로 봄을 프린트

옷·신발·가방 꽃바람 넘실
보헤미안 무드와 궁합 인기
수채화풍 큰 꽃 무늬 대세


지난 주말, 홍콩에 갔다. 이제서야 조금씩 봄이 시작되려는 서울과 달리 그곳은 이미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불편을 느낄 정도의 날씨. 아이리스, 작약, 장미, 히야신스 등 가는 곳곳마다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형형색색으로 활짝 피어있었다. 영국식으로 정성스럽게 가꾼 정원이라도 방문한 것 같다. 내가 그토록 아름다운 꽃들을 만난 곳은 부지런한 안주인이 가꾼 어느 집의 뜨락도, 정부나 시 소유의 공원도 아닌 백화점 매장이었다.


디자이너들이 봄과 여름을 겨냥해 내놓은 상품으로 빼곡히 들어찬 백화점 숙녀복 매장은 그 자체가 거대한 꽃밭이었다. 조금 예민한 사람이라면 (나지도 않는) 아찔한 꽃 냄새에 현기증을 느낄 수도 있을 만큼 화려하기 그지없는 꽃밭!
사실, 한동안 ‘프렌치 시크"의 매력에 경도된 디자이너와 패션계 사람들은 플라워 프린트를 잊고 지냈다. ‘블랙’만이 스타일을 아는 여자들의 증표라고 여기던 그들 사이에서 요란하고 화려한 꽃무늬는 촌스러움의 상징, 혹은 안목 없는 자들의 피난처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플라워 프린트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그 복귀는 (아이러니하게도)그것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만들었던 ‘잘 나가는" 디자이너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발렌시아가 아카이브에서 발견한 플라워 프린트를 재해석해 내놓은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부터 몽환적이면서도 SF적인 꿈의 스토리를 컬렉션의 테마로 삼은 프라다, 총 50여 가지 종류의 꽃을 한 패브릭에 3∼4개씩 프린트해 넣음으로써 의상 한벌 한벌을 꽃다발로 만들어버린 드리스 반 노튼, 아티스트의 손을 빌어 거대한 꽃 무늬를 치마폭에 직접 그려 넣은 돌체&가바나에 이르기까지 패션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디자이너들 대다수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플라워 프린트를 재해석해 내놓은 것. 그리스도의 부활에 견줄 수 있을 만큼 성스럽게 부활한 플라워 프린트는 이번 시즌의 핵심 트렌드인 보헤미안 무드와도 정확히 맞아떨어지면서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그러나 보헤미안과 히피 무드가 아무리 유행이라고는 해도 이번 시즌의 플라워 프린트는 히피 패션의 상징인 잔잔한 들꽃무늬 보다는 꽃송이 하나로 온 몸을 다 덮을 수도 있을 만큼 거대하고 풍성한 느낌의 꽃들이 대세. 그래픽적이고 딱딱한 느낌의 꽃무늬 보다는 자연스럽고 은은한 수채화 풍의 꽃무늬가, 단조롭고 선명한 한가지 컬러로 된 꽃무늬 보다는 은은한 느낌의 파스텔 컬러나 다양한 컬러를 한꺼번에 사용한 울긋불긋한 컬러 프린트가 더 자주 눈에 띈다는 점도 트렌드에 발맞추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그렇다면 플라워 프린트 의상을 어떻게 입을 것인가? 평소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플라워 프린트가 갖고 있는 여성스러운 느낌을 한껏 살린 레이디 라이크 룩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프라다 쇼에 등장했던 풍성한 느낌의 풀 스커트에 과하지 않은 볼륨의 블라우스를 매치하고 허리에 벨트를 매서 포인트를 주거나 플라워 프린트 만으로 화려하기 그지없는 원피스에 심플한 귀고리 하나만 매치하는 식이다.


반면 플라워 프린트가 지나치게 간지럽게 느껴지는 여성이라면 구찌의 프리다 지아니니가 내놓은 스타일링 방법을 참고할 만하다(지아니니는 거대한 꽃무늬가 새겨진 풀 스커트에 중성적인 느낌의 가죽 블루종을 매치했는데 그 룩은 플라워 프린트는 ‘촌스럽다"는 세간의 오해를 씻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다시 말해 심플한 디자인의 옷들과 플라워 프린트 아이템을 함께 조합함으로써 ‘꽃무늬"가 지닌 지나치게 여성스러운 느낌을 피할 수 있다는 것. 매니시한 느낌의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와 어우러진 플라워 프린트 블라우스나 심플한 코튼 티셔츠와 짝을 이룬 플라워 프린트 풀 스커트는 한마디로 ‘시크" 그 자체다. 그럼에도 플라워 프린트가 부담스러운 ‘꽃무늬 알레르기" 환자라면 꽃봉우리를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