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문인의 향연, 치과의사문인회 作

벚꽃축제 같은 시인

- 상남 선생 고희에


훤칠하고 당당한 상남 같은 벚나무
꽃망울 터지며 향내를 내면
메말랐던 온 골짜기 마다
새싹들이 푸르게 돋아난다

 

벚꽃들이 일시에 만발하여
수만 개의 조명등이 되어 빛날 때
그 밑에서 이마를 맞댈 수 있다면
희미했던 문학의 길이 잘도 떠오른다

 

가난의 미로가 얽힌 그 시절
고물상에서 선생의 「시협상」찾아 드리니
“내 처가 강냉이로 바꿔 먹었나봐” 그 말씀
내 심지를 돋워주는 양식이 되었다

 

벌거벗은 벌판에 눈발이 내려 녹듯
세상 얼룩을 닦아내는 당신의 시
바람에 나부끼는 벚꽃잎처럼
만인의 가슴에 훨훨 날아든다

 


동틀녘(2)


1. 길

<1636호에 이어>


“나는 자애로운 할아버지 김일성 대원수님께서 키워주시고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일 선생님께서 빛내어주시는 영광스러운 소년단에 입단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대원수님과 지도자 선생님의 가르치심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주체의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빛내어나가는 공산주의 건설의 믿음직한 후비대로 억세게 자라나갈 것을 소년단 조직 앞에서 굳게 맹세합니다.”


이처럼 분이와 옥경이가 서로 옹치로 지내는 일이 범벅덩이에 쇠파리 꼬이듯 많아서 분이가 옥경이 보기를 쓴 외 보듯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옥경이를 왼눈으로 보고 소태 씹은 상을 하는 이유는 가래장부는 동네 존위도 몰라본다고 위아래를 구분 못하고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모습이 눈먼 중이 갈밭에 들어 두서를 구분 못하는 것과 같아서다.


옥경이가 소년단선서를 잘 외우고 똑똑하게 보여서 첫 번째로 소년단이 되었으면 되었지 마치 온 세상을 자기가 다 지딱지딱하듯이 날뛰는 데는 눈꼴이 시리어 못 보겠고 다음으로 분이가 소년단에 들어갔으면 이제는 똑같은 처지인데도 자기가 제일인양 나대는 모습은 정말로 설 삼은 말대가리 같고 선살 맞은 메돝 같아 어린 때에도 밉살맞기가 외눈으로도 보기 싫었다. 그래서 옥경이를 보면 눈알을 드부럭드부럭 굴리며 비 맞은 중 중얼거리듯 궁시렁궁시렁 거웃 욕을 해 댈 수밖에 없다. 분이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분이가 앞으로 살아갈 투쟁의 길이며, 스스로 개척해 가야할 일이므로 조금의 양보나 헛김을 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실은 오늘도 옥경이보다 일찍 매 바위에 나가서 양지말까지 놓은 길 닦기 혁명사업에 온 힘을 바치려 했는데, 매 바위에 도착해 보니 옥경이가 먼저 와 있다. 분이는 끌탕하는 마음으로 중얼거렸다.
“난 왜 이렇게 매냥 옥경이 뒤만 쫓아다니는지 모르겠다.”


이당세포당원이 되는 것도 그랬다. 옥경이가 나보다 훨씬 먼저 이당세포당원이 됐다. 이당은 우리당의 기층조직으로 이당세포당원은 당원들의 당 생활을 직접 지도하며 당원들과 군중을 조직 동원하여 당의 노선과 정책을 관철하는 우리당의 기층조직인데 이런 직책을 옥경이가 먼저 했다. 그때도 얼마나 우쭐됐는지 몰랐다. 다행히 분이도 이당세포당원이 되었으니 망정이지 만약 지금까지 안 되었으면 우황 뜬 소 앓듯 끙끙 앓다가 제명에 살지 못하고 뒤졌을 것이다.


하긴 매사에 적극적이고 혁명적이며 작은 날찍이라도 놓치지 않는 성미이고 승두지리(升斗之利)일망정 승벽내기를 끝까지 이겨내고야 마는 맴을 가진 옥경이에 비해 분이는 물러 터지고 휘전휘전하고 모질지 않았으니 옥경이를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인민대중을 중심에 놓고 혁명에 대한 관점과 입장이 인민대중을 위해 견결히 싸워나가는 혁명정신인 옥경이의 혁명관과, 사람이 세계에 주인의 지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개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해명한데 기초하며, 주체인 인민대중이 자기 운명을 자체의 힘으로 개척해 나가는 길을 밝혀주는 혁명사상인 옥경이의 주체사상은 누구보다 뛰어나고, 모든 이의 앞잡이가 되고, 선도적 일꾼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