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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향연 치과의사문인회 作 / 인생의 진정한 영웅 (Real-Life Hero) / 김영호

 

세계의 많은 시청자들이 즐겨 보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호이트(Hoyt)라는 성을 가진 아버지와 아들을 소개한 적이 있다. 아버지인 딕(Dick) 호이트는 35년 전 아들 릭(Rick)이 태어났을 때 그가 몸을 거의 움직이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은 릭이 평생 식물인간처럼 살 수밖에 없으니 포기하라고 하였지만 그의 부모는 릭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보통의 아이들처럼 키우려고 최선을 다하였다.


아버지 딕은 자라나는 아들을 지켜보며 비록 릭이 말을 전혀 못하지만 외부와 의사 소통을 하고 싶어한다는 열망을 발견하고 릭이 12살 되던 해에 특수 컴퓨터를 사주어 그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옮길 수 있게 해주었다. 릭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 팔과 손을 최대한 움직여 컴퓨터 화면을 통해 아버지에게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적었고, 아버지는 릭을 휠체어에 태워 5마일 경주에 참가하였다. 사소한 것 같은 이 경주가 그들의 인생을 영원히 바꾸어 놓게 된 계기가 될 줄은 그들도 미처 몰랐을 것이다.
휠체어에 앉은 아들을 밀며 달리기 구간을 거의 마쳐갈 때에 딕은 아들 릭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보았고, 아들은 컴퓨터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아빠, 제가 아빠와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제게 있는 장애가 다 없어진 것 같았어요."


그 후로 두 부자는 짧은 구간의 경주를 거쳐 마라톤에 도전하였으며, 딕은 아들을 휠체어에 태워 달리고 짐칸에 실어 자전거를 타고 고무 튜브에 눕힌 채 어깨에 매달고 수영을 하며 철인 삼종 경기에 도전하였다. 딕은 아들이 기뻐하는 사실이 즐거워 혼자서도 하기 힘든 레이스를 도전하여 아들과 함께 무려 206회의 철인 삼종 경기와 64회의 마라톤을 완주하였다.
아들은 컴퓨터의 문자를 통해 ‘아버지는 나의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게 해 준 사람이며 날아가는 날개 밑의 바람이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아버지 딕은 혼자서는 거의 움직이지도 못하는 아들 릭을 데리고 철인들만이 할 수 있는 경주에 수도 없이 참가하며 아들의 꿈을 이루었다.


세상에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가치와 아버지 딕처럼 자식과 다른 이들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가치가 공존한다. 위의 경우를 볼 때 사실상 아버지 딕은 삶의 영웅이다. ‘Real-Life Hero"로 표현할 수 있는 그의 예화는 우리로 하여금 살아가는 가치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돌이켜 보게 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꿈에 대하여는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현실에서 허세를 부리지 않고 작더라도 스스로 이룰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그대는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사춘기가 된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려고 학원과 시장을 뛰어다니는 어머니와 저녁이 되어 퇴근하면 말없이 아내와 자식의 손을 잡고 등을 두드려 주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도 우리는 인생의 진정한 영웅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철 없는 제자들의 무심함을 알면서도 미래를 위하여 묵묵히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의 마음 속에도 진정한 영웅은 살아 있다. 맑고 아름다운 5월의 하늘과 흔들리는 나무들의 고요가 깃든 연구실의 창문 아래에서 문득 살아가는 지혜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