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1 (목)

  • 구름많음동두천 9.0℃
  • 맑음강릉 11.6℃
  • 구름조금서울 10.9℃
  • 구름조금대전 9.8℃
  • 맑음대구 8.7℃
  • 맑음울산 8.6℃
  • 맑음광주 9.7℃
  • 맑음부산 12.0℃
  • 맑음고창 6.3℃
  • 구름조금제주 14.2℃
  • 구름조금강화 9.9℃
  • 구름많음보은 8.3℃
  • 맑음금산 8.8℃
  • 맑음강진군 7.9℃
  • 맑음경주시 5.4℃
  • 맑음거제 9.8℃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무선 USB 전송장치’개발, ‘발명=취미’ 치과계 맥가이버

‘무선 USB 전송장치’개발
‘발명=취미’ 치과계 맥가이버

  

김동준
충남 현대치과의원 원장

  

사진 찍는 즉시 컴퓨터 전송·자동 백업
환자 진료 사진·파일 정리 활용 세미나도
특허 권유에 “순수 연구 열정 조심스럽다”


충남 제천에 소재한 김동준 원장(현대치과)의 치과 문을 열고 들어서면 ‘치과에 온 것 맞나?’하고 잠깐 동안 두 눈을 의심해야 할 만큼 낮선 풍경이 펼쳐진다.


각종 모니터 장비들로 가득찬 진료실을 지나 원장실에 들어서면 마치 개인 주식 트레이닝을 하는 방처럼 수십대의 컴퓨터 모니터가 책상 전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책상 뒤편 상황은 더하다. 스튜디오를 방불케 할 만큼 수많은 조명장비들이 발 딛을 틈도 없이 가득 들어차 있다. 과연 이 사람 정체가 뭘까? 하는 생각이 들던 찰라.


김 원장은 수십여개의 디지털 카메라가 놓여진 선반위에서 그 중 하나를 집어 들어 자신이 직접 개발한 발명품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설명을 이어갔다.


“공보의 시절부터 정물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더 좋은 작품을 찍기 위해 카메라와 관련 부품, 조명장비들을 꾸준히 사 모으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웬만한 부품들은 손수 만들어 사용하게 됐어요.”


그렇게 해서 그가 만들어낸 발명품들은 셀 수도 없을 정도. 특히 그중에서도 단연 백미는 ‘무선 USB 전송장치’다.


업계에서도 아직 시제품으로 출시되지 않은 ‘무선 USB 전송장치’는 사진을 찍는 즉시 컴퓨터 모니터에 전송, 저장되도록 하는 것으로 사진기에서 메모리카드를 꺼내 다시 저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카메라와 컴퓨터에 각각 송·수신장치를 달아 무선 전송하는 방식으로 전송거리는 10미터 정도다.


“원래 이 방식은 프린터나 외장 하드디스크를 무선으로 사용하기 위해 고안된 것인데 디지털 카메라에 접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지난 2005년부터 연구를 시작했고 2008년 처음 개발을 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그는 주변에서 특허를 권유 받고 있지만 “하나의 유용한 틀이고 순수한 연구를 한 것인데 자칫 상업적으로 비춰질까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그동안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카메라 베터리그립 안에 수신기를 부착하는 ‘내장형 방식’과 ‘외장형 방식’의 두 가지 제품을 만들어 냈다.


제품의 제작은 납땜부터 조립까지 일일이 그의 손을 거쳐 수작업으로 만들어 진다.


현재는 제품 소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모니터에 전송되고 분류별로 자동 백업되는 프로그램까지 추가로 개발해 냈다.


특히 최근에는 이를 치과에서 환자들의 진료 사진 및 파일 정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하는 소규모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치과 디카계 숨은 ‘고수’로 활동하고 있다.


애초 그가 ‘무선 USB 전송장치’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정물 사진광’이었던 만큼 그가 더 좋은 작품을 찍고자하는 욕심 때문이었다고.


“정물사진은 찍는 구도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작품성 있는 한 컷을 찍기 위해서는 수백, 수천장을 찍어야 하는데 찍은 사진을 일일이 다시 확인하는 일이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찍는 즉시 바로 바로 모니터 상에서 확인이 가능한 장치를 개발하게 된 거죠.”


카메라와 주변 기기에 관심이 많다보니 그가 그동안 사들인 각종 장비 가격만 어림잡아 합산해도 치과 1~2개 정도는 거뜬히 차리고도 남았을 비용이라고한다.


실제 집에 보관돼 있는 장비들은 제외하고서라도 치과에 보관중인 30여대의 카메라와 줄잡아 40여대도 넘는 컴퓨터 모니터,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조명장비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굳이 그의 입을 빌리지 않더라도 얼마나 많은 비용을 쏟아 부었을지 짐작이 가능한 부분이다. 


심지어 치과재료가 들어 있어야 할 캐비넷 안에는 제품 개발을 위해 사들인 각종 부품들이 대신 자리를 잡고 있다.


김 원장은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때론 힘들고 외롭지만 새로운 것을 발명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오는 ‘몰입’을 통해 오히려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제품 개발에 관심을 가질 계획이고 ‘무선 USB 전송장치’가 치과에서 유용하게 활용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