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권하는 문화 만든다
17년째 ‘비건’예뻐지고 건강 ‘예찬’
치·의·한의사 150여명 회원 활동
21일 창립총회·채식심포지엄도
유영재 ‘채식주의자’
‘베지닥터’상임대표
한양여대 치위생과 교수
“베지테리언의 세계로 오세요. 이 세계로 오면 예뻐지고, 건강해지고, 튼튼해져요.”
유영재 교수(한양여자대학 치위생과)가 17년동안 실천한 베지테리언의 보급화를 위해 적극 나섰다.
유 교수는 치과의사, 의사, 한의사들로 이뤄진 채식주의자 모임인 베지닥터 상임대표다.
베지닥터(http://www.vegedoctor.com)는 오는 2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창립총회 및 채식심포지엄을 열고 채식문화의 확산을 꾀할 계획이다.
유 교수는 “치과의사, 의사, 한의사 30여명이 모여서 시작을 했는데 1월에 회원이 100여명으로 늘어났고, 모 일간지에 소개되고 나서는 150여명의 회원이 모이게 됐다. 그런데 치과의사는 15명밖에 안 된다”며 “치과의사가 소수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관심 있는 치과의사들이 많이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 교수가 베지테리언을 실천한 것은 17년전. 당시만 해도 술을 무척 즐기는 평범한(?) 치과의사여서 지방간과 고지혈증 등으로 몸에 이상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방간과 고지혈증으로 건강이 안 좋아졌어요. 명상을 시작하게 됐는데 필요조건이 채식이었어요. 그래서 채식을 시작하게 됐는데 두 달 만에 지방간과 고지혈증이 없어졌어요. 지인이 건강검진을 하는데 동행해서 저도 검사를 해봤더니 ‘이 이상 건강할 수 없으니, 이 건강 지키시오’라고 결과가 나왔어요.”
유 교수가 시작한 베지테리언 예찬론이 끊이지 않는다.
유 교수는 “부인이 디스크가 있었는데 수술을 하지 않는 방법을 알아보다가 생약처방법을 알게 됐다”며 “그런데 놀랍게도 한달 간 생약을 먹었더니 증세가 완화됐다. 생약처방사가 최소 3개월을 먹어야 하는데 빠르게 호전된 것에 대해 놀라워하면서 혹시 채식주의자가 아니냐고 묻는 일도 있었다”고 채식 예찬을 이어갔다.
채식주의자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유 교수는 고기, 생선, 우유, 계란을 모두 먹지 않는 비건이다. 고기, 생선, 우유, 계란을 모두 먹지 않으면 ‘뭘 먹고 살지?’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으나 채식주의자에게는 그저 기우일 뿐이다.
유 교수는 “고기처럼 보이는 요리는 콩을 재료로 하거나 글루텐을 사용해서 만든 것들이고, 채소를 주제로 해서 요리하는 것들도 생각보다 다양하다”며 “일단 결심이 중요하다. 요즘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품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고 채식 전문 식당들도 전국에 분포돼 있어 실천하기도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 교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간 채식전문 뷔페 식당인 ‘러빙헛’에는 콩으로 요리해 고기처럼 보이는 콩불구이, 너비아니, 콩치킨, 콩비엔나 소시지 등이 있었으며, 채식을 위주로 한 식단들로 매우 풍성한 음식들이 마련됐다.
유 교수는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인부터 채식주의를 실천해나가야 한다. 육류 소비량 증가 곡선과 암 발생 증가 곡선, 성범죄 증가 곡선이 거의 일치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육류를 많이 먹으면 공격적이 되고 자제력이 적어진다”며 채식을 적극 권장했다.
유 교수는 또 “요즘은 고혈압, 당뇨 등에 대해 성인병이라고 부르지 않고 생활습관병이라고 부른다. 어린이들에게서도 발병할 뿐만 아니라 나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병이기 때문”이라며 “채식을 하면 생활습관병도 개선될 수 있다. 또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1조3천억에 달하는데 채식을 함으로써 건강보험 재정적자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앞으로 행동강령을 만들어 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며 “채식의 중요성과 장점 등에 대해 홍보활동도 열심히 하고, 생명존중 사상이나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실천방안, 영양학적 이론 제공, 채식 가이드라인 마련, 채식에 관한 임상 연구 등의 사업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