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게 핀 그대
야·생·화
우리 꽃 전문 사진작가
이 인 환 원장
토종 꽃 소소하고 담백한 맛 널리 알려
6월까지 자생식물원서 ‘나리’ 전시회
“백두산 야생화 카메라에 담고 싶어”
“우리 꽃은 서양 꽃에 비해 결코 화려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서양 꽃에 있을 수 없는 깊은 맛이 베어 난다고 할까요. 소소하고 담백한 민족적 정서가 묻어난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우리 꽃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5월을 맞아 우리 꽃에 남다른 애정과 전문가적 식견을 보유한 치과의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이인환 원장(이인환 치과의원)으로 그는 국내 유명 식물원을 포함해 우리 꽃이 있는 곳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간다.
대학시절부터 사진에 관심이 많던 이 원장은 우연한 기회에 꽃을 찍게 됐고, 꽃이 비교적 찾기 쉬운 피사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우리 꽃의 마력에 흠뻑 빠져들기 시작한다.
이 원장은 “1990년대 초반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 원장을 만나게 된 순간이 우리 꽃을 다시 보게 되는 전환기가 됐다”면서 “그때부터 우리 꽃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촬영하는 길에 접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 이 원장은 우리 꽃 사진전의 일환으로 ‘자생나리 모음전 작품집- 꿈꾸는 하늘말나리’ 사진전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아트스페이스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여기서 말하는 ‘나리’는 백합을 뜻한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백합과 나리속의 나리꽃들은 10여종이 있다”면서 “전시회를 통해 자생나리를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우리 꽃을 아끼고 널리 알려 그 존재에 가치를 부여하고 싶은 바람”이라며 전시회 취지를 밝혔다.
이 원장의 나리 전시회는 장소를 옮겨 지난 6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한국자생식물원 솔바람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앞으로 이 원장은 우리나라 자생화의 낙원인 백두산에 가서 야생화들의 사진을 프레임에 담고 백두산 야생화 전시회를 개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백두산은 희귀종이 많아 우리나라 야생화의 천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날씨가 매우 변화무쌍해서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꼭 백두산의 야생화를 사진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이번에 꽃 사진전와 같이 야생화를 테마별로 정리해 전시회를 개최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본업이 치과의사인 만큼, 본업에 충실하고 싶다”면서 “다만 조그만 소망이 있다면 그나마 보건의료계에서 야생화 전문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고 싶은 마음은 조금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 원장은 또 “치과계에서 야생화 전문 작가로서 활동하는데 있어 동문들의 힘이 매우 컸다”면서 “여러 동문들과 특히 은사이자 전 연대부총장을 역임한 손흥규 소아치과학교실 교수와 권호근 연세치대학장, 조규성 연세치대병원장, 박용원 신촌세브란스 병원장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용재 기자 yonggari45@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