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 시작과 함께 “최저임금에 맞춰 주려면 얼마를 줘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보통 짧게 답해 주는 것을 좋아하기에 “각 치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157만 원 정도 됩니다” 대답하면 “실급여로 157만원을 줘야 하는 거예요?” 다시 질문을 하고 “공제 후 실급여로는 145만 원 정도입니다” 모범답변을 하게 된다. 이 때 상당수의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4대보험 다 내주는데… 그럼 얼마 줘야 해요?” 최저임금제는 고용주가 근로자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도록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이다. 1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기에 모든 치과에 해당된다. 1988년부터 실시되었지만, 사실 치과의사들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필자도 마찬가지여서 작년에 2018년부터 최저임금이 많이 오른다는 소식을 접한 후에야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새삼스럽게 필자의 치과 직원과 전주시치과의사회 직원의 급여체계를 살펴보다가 자못 놀랐다. 통상의 방식대로 2018년 급여를 설계한다면 최저임금법을 위반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치과에서 급여로 얼마를 책정해야 할 지 고민스럽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
2000년 5월, ‘전혀 준비가 안 된 개원의’는 하루하루를 악전고투 중이었다. 당시 점심시간에는 잠이 안 오더라도 누워 있었다. 환자가 많아도 피곤, 없어도 피곤. 그러던 어느 날 모 선배님이 전화를 해 점심을 같이 하자고 했다. 약간 의외였지만, 무척 반가웠고 감사했다. 당시 갈치정식을 먹었다. 기억에 임팩트 있는 말씀은 없으셨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해라’ 정도의 덕담으로 기억한다. 사실, 그 선배님과는 친분이 두텁지 않았기에 깊은 얘기는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내 머릿속에 자상하신 성격의 선배님으로 확실히 각인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이 시나브로 떠오르면서 나에게 의미와 영향을 주었다.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것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 선배님의 마음 씀을 조금은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분은 작년부터 전주시치과의사회를 이끌고 있는 승수종 회장님이다. 필자에게 총무이사직을 제안했을 때 그 오래 전에 느꼈던 따뜻함과 자상함을 떠올리며 망설임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전주시치과의사회는 오래전부터 신입회원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잘 진행되었다. 개원하는 데 필요한 여러 정보를
지난 7월, 전주시치과의사회에서는 ‘치과 운영 가이드북’을 발간하면서 치과 운영에 필요한 중요정보들을 보기 편하게 정리하려 노력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실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만든 분야가 ‘노무’였다. 이제까지 필자는 노무에 대해 나름 아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자료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이 얼마나 피상적이었고 부실했는지 새롭게 깨달았다. 또한 그동안 전주지역에서 실제 벌어졌던 치과 노무관련분쟁에 대해 조사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분쟁이 잦아지고 내용이 세밀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노무의 기본이자 핵심은 ‘근로계약서’이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교부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개원의는 없을 것이다. 막연하게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를 다운받아 각자 치과사정에 맞게 고쳐 사용하면 된다는 것도 알 것이다. 그러나 막상 작성하려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 우선 알아야 할 것이 두 가지이다. 하나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내용을 작성하면 안 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필수 기재항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수 기재항목은 4가지로 근로시간, 임금, 휴일, 연차휴가이다. 그 중 임금 부분이 가장 골치가 아픈데,
오늘 오후, 몹시 더웠지만 환자가 많았다. 약속을 하지 않고 온 환자는 많이 기다려야 했다. 흠흠~ 머리에 두건을 두른 여성이 진료실에 들어왔다. 차트를 보니 30대 후반이었고, 2011년에 온 이후 처음이다.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뭔가 답답함을 하소연하는 그녀의 얘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원장님이 치료해주고 10여년 정도 아무 문제없이 좋았어요. 그런데, 작년 말에 뭐 먹다가 왼쪽 아래 어금니가 안 좋은 것을 느껴 집 가까운 곳(수도권)에서 치료를 했어요. 금으로 때웠는데 그 이후로 이상하게 불편한 거예요. 이가 안 맞는 것 같이 느껴지고, 잘 씹어지지도 않고… 그래서 그곳에 가서 얘기하고 치료를 3번 정도 했어요. 그래도 나아지지 않았는데… (잠시 멈칫) 저에게 정신과치료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거예요. 치아는 멀쩡한데, 이상하게 받아들이는 거라고.(중략) 또 마지막에는 치아에 금이 갔다고 했어요.” 그녀의 말을 집중해서 들어주었고, 이것저것 관심있게 물어봤다. 그렇지만 대꾸를 쉽게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치료하지 않은 치아에 대해 진단하기도 어렵지만, 평을 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럽다. “그런데 제가 갑자기 지난달에 림프암 진단을 받아 항암치료를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