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황금문 앞에서
베스 데이(Beth Day, 1855)라는 작가가 쓴 시 ‘세 황금문(Three gates of gold)’ 에서는 우리가 말할 때 세 개의 문을 통과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첫 번째 문은 “그것은 참말인가?”, 두 번째 문은 “그것은 필요한 말인가?”, 그리고 가장 좁은 문인 세 번째 문은 “그것은 친절한 말인가?”이다. 말하기의 신중함을 알려주는 글로 늘 마음에 새긴다. 의료진이 행하는 진료 또한 베스 데이의 ‘세 황금문’에서와 같이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 볼 수 있겠다. “그것은 참진료인가?”, “그것은 필요한 진료인가?”, 그리고 “그것은 친절한 진료인가?”처럼 ‘말’ 대신 ‘진료’라는 단어를 넣어보니 각각의 질문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려면 먼저 ‘우리가 하는 진료가 그 본질에 부합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여야 한다. 의학과 치의학 각 전문 분야에서 ‘본질적인 진료에 충실하다’는 것은 당연한 명제로 받아들여지지만 사회의 복잡한 요소가 작용하는 현실에서는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에서도 시장의 수익 논리와 전문 분야별 이해관계로 인하여 진료의 본질에 충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보험 진료를 주로
- 김영호 아주대 치과병원장
- 2019-03-12 0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