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치과의사 이야기
오늘도 출근하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내가 탄 버스는 항상 앞으로만 간다. 후진, 즉 뒤로가지 않는다. 그렇듯 나도 내 인생에서 앞으로 가기만 했다. 다시 말해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부끄럽고 창피한 세월일지 몰라도 비로소 한번 치과의사로서의 지난날을 돌아다 보았다. 치과의사가 된지 얼마나 되었을까. 벌써 39년. 까마득한 옛날이었구나 생각이 든다. 경사가 심하지는 않으나 끝없이 이어지는 산등성이의 제일 높은 곳에 올라 돌아다보면 지나온 길이 끝없이 보이는 것처럼 치과의사로서 지내온 길이 벌써 한참이었구나 생각이 들자 마자 얼마나 남았을까 하는 잡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다. 치과의사가 될 재주도 없는 내가 지인의 지나가는 한마디에 현혹되어 치과대학에 진학했고 손재주가 유난히도 없어 예과, 본과를 거치면서 실습시간마다 가장 늦게까지 남아서 검사 받는게 일상사였던 내가, 실습시간의 잔혹함을 못이기고 그만둔 여러 명의 동기들처럼 결단력도 없고 용기도 없어 끝까지 어찌어찌하여 치과의사가 되었고 지금껏 지내온건 무슨 조화이고 과연 누구의 도움이었을까 하며 돌아다 본다. 구강외과 수련기간 무모하기도 하고, 어설펐던 젊은 치과의사 시절의 치
- 유석천 유석천치과의원 원장
- 2021-09-08 11:41